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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Aug 16. 2024

내가 세 살 딸에게 강조한 것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이전까지 나는 아이들에게 몇 가지 주제를 잡아 가르쳤다. 부모가 무엇을 아이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그것을 (엄밀한 기준으로) 선정했다는 의미다. 교육이란 그런 것이다. 가르칠 내용을 분명하게 선정하고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행위, 그것이 교육이다. 막연하게, 원칙 없이, 그저 시시때때로 말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교육이 아니다.


-안전

-호혜 관계

-선과 악

-사회의 구조

-자아의 존엄성


자, 이것이다. 이러한 주제를 엄선한 데엔 다 이유가 있다. 나는 아이를 낳기 전부터 깊이 생각해 왔다. 내가 아빠가 되면 어떻게 아이를 다룰 것인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고, 교육할 것인가. 나는 아이 앞에서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어야 하고, 동시에 때에 따라 엄격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아이는 아빠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야 한다. 동시에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어디까지 자신의 행위가 허용되는지 명확하게 인지해야 한다. 크게 보면, 이 두 가지 대원칙이 중요하다. 사랑과 보살핌, 믿음, 신뢰는 자아의 뿌리다. 이것 없이는 인간은 장차 삶을 자기 방식으로 이끌어나갈 수 없다. 인간은 저마다 다르며, 인류가 오랫동안 구축해 온 전통이란 기반 위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색을 덧입힐 줄 알아야 한다. 전통을 무시하면 망나니, 범죄자, 천덕꾸러기, 부적응자, 독불장군이 될 것이다. 새롭게 덧입힐 새로운 자신만의 색깔이 없다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안전


이는 아이가 현재뿐만 아니라 생애 전체를 통해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현대사회는 구조적 사악함, 인간의 잔인성과 무정, 법의 유린, 무관심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산업 등의 측면에서 위험성이 도사린다. 타인에 의해, 자동차 등의 사물에 의해, 그리고 자기 자신의 정신적 취약함에 의해 안전이 위협받는다. 모든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며 안전을 지키도록 가르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친구, 선생님, 이웃, 어른 등 모두가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인간임을 가르쳐야 한다. 또한 자동차가 어떻게 움직이고 운전자의 시력이나 판단력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도 가르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감이다. 인간은 자기 스스로를 해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이는 가장 고치기 힘들고, 되돌이키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한다.


-호혜 관계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 좋은 친구, 좋은 이웃, 좋은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은 내 아이에게 유익한 일이다.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쫓도록 가르치는 것은 어리석다. 그 아이는 부모 품을 벗어나 타인과 공존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를 품지만 타인은 버릇없고 이기적이며 자기 중심적인 사람을 품지 않을 것이다.


-선과 악


악은 매일 매순간 싸워야 하는 대상이다, 라는 말이 있다. 내 아이가 어렵지만 언제나 옳은 것, 선한 것을 선택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당장은 손해볼 수 있으나, 이러한 가르침은 아이에게 높은 수준의 인격, 인품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교육을 받고 성장한 이는 자신을 이롭게 하고 동시에 타인을 이롭게 한다. 오직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도록 교육하는 이는 아이를 오만하고 독단적이며 이기적이고 악한 어른으로 이끄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회의 구조


세계의 선함과 동시에 악함도 가르치자. 사회는 불완전하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온실 속 화초처럼, 동화 속 공주처럼 키운다면, 학교 교실에서 질 나쁜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얻어맞는 단 한 번의 폭력에도 자아가 무너질 수 있다. 사회와 인간의 악함을 가르치는 것은 결코 무용한 일이 아니다. 


-자아의 존엄성


내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려주는 것 이상의 교육은 없을 것이다. 존재의 존엄성, 귀함, 아름다움을 말해주어야 한다. 인간은 능력이 아니라 그 존재만으로도 인정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한 믿음이 아이에게 없다면 아이는 엇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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