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불안세대, 조너선 하이트
50시간쯤 집 밖을 나서지 않는 중이었다.
첫눈이 내리는 날, 추운 밖을 나가지 않고 하루 종일 환한 집안에서 서성일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행운아들만 할 수 있는 행복이 아닌가.
그저 따뜻한 곳에서 크리스마스 음악을 들으면서 눈이 내리는 창밖을 바라만 봐도 되다니.
세상에서 가장 호사스러운 순간이 아닌가.
무언가 생산적인 일, 가치 있는 일, 보람된 일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 마음 한편 불안함이 가시지 않긴 한다.
그럼에도 살아오면서 이처럼 순간에 오래 머물렀던 적이 있던가.
사실 나는 아이들을 과보호하는 성향이 있다. 피곤할까 봐 꼭 데리러 가고 이렇게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혹시라도 너무 추운 길을 걸을까 발은 시리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것이다.
데리러 오지 말라고 단호히 선을 그은 J가 찍은 사진이다.
추운 날 이렇게 걸으면서, 쓸쓸함도 따뜻함도 추운 겨울밤도 느끼는 것을.
조너선 하이트의 불안세대라는 책을 읽었다. 이제 아이들이 어른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는 시간. 나에게 참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마음을 빚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세상이 허용하는 모든 가능성을 탐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은연중에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과잉보호하는 것을 반성하며, 현실 세계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게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환학생이나 각종 캠프처럼 아이들이 또래와 더 교류하고 무언가 현실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혀주어야겠다. 아이들을 무조건 입시, 재수 삼수 몰아치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신의 관심사와 세상에 대해 탐구할 수 있도록 여행이나 자원봉사 등을 하는 시간, 여유 있는 시간을 허락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이 친구와 여행을 가고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것을 막지 말고, 아이들이 현실사회에서 진정으로 독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