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는 안 보고 꽃길만 걷다 오네
나의 인생은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저 멀리 두고, 내 앞에 놓인 꽃들에만 집중하는. 그런 것일지 모른다.
경주를 가서도 정작 첨성대가 얼마나 훌륭한지 따위에는 일도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꽃밭을 찾아 멀리서 서성대기만 하니 말이다.
머리와 몸은 둔탁해져 가는데, 마음만 바쁘다 보니 균형이 맞지 않았다.
뭔가 욕심껏 많은 것을 하고 싶은데, 나의 모든 것은 유한하다.
그저 순간에 머무는 것과 그 안에서 평화로운 마음을 연습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나의 첨성대가 너무 멀리 있어도,
나의 발길은 첨성대가 아니라 그 옆의 작은 꽃 주변에서 서성 거려도.
그저 서라벌 땅을 밟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꽃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치도록 행복한 시간을 살아내는 중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