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백합나무길 명상의 정원
언뜻 보기엔 어려울 것 하나 없는 봄놀이이지만,
화창한 날씨와 꽃들의 개화시기를 정확히 맞추려면,
빈 걸음 헛걸음을 몇 번 정도 해 주어야 한다.
공을 들여, 벚꽃이 가장 환하게 피어 있는 가장 좋은 날을 잡아,
그다지도 친하지 않은 T에게 연차를 강요하여 함께 꽃놀이를.
대청호를 한 바퀴 휘휘 돌아본다.
대청호 둘레는 대략 100km 정도 되려나.
그러나 쉬엄쉬엄 고불고불 산길을 가야 하고, 군데군데 공원을 들려야 한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해지기 전까지 쉬엄쉬엄 놀다가기에 이 만한 곳이 또 있을까.
로하스 공원을 둘러보고, 문의 문화재단지 쪽으로 차를 돌린다.
문의문화재 단지도 휘휘 둘러보기 너무 좋은 곳이지만 배고픈 T를 위해 건너뛰고,
T가 고른 식당으로 향한다. 대기 줄이 좀 있어서 기다리는 중, 젊은 아이들처럼 사진 찍기 놀이도.
T랑 함께 하는 이 시간들이 편안하다. 이런 게 같이 늙어가는 건가.
배 부르고 잠을 푹 자면 하염없이 온화해지는 T 덕분에
운전하지 않고도 벚꽃 하늘을 실컷 구경하는 중.
달리는 길마다 이런 벚꽃길이 계속 이어진다.
아직 붉게 꽃망울로 남아 있는 길,
팝콘처럼 팡팡 터지는 하얀 눈 같은 길
봄바람에 꽃 비가 흩날리는 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 순간만큼은 그 어떠한 걱정과 두려움도,
모두모두 잊히는 듯.
대청호 주변에는 명상정원처럼 아름다운 공원이 곳곳에 있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 시간이 좀 더 생기면 T와 함께 대청호 둘렛 길도 타박타박 다 걸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