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복저수지 feat 양재천
청춘 같은 봄에도 흐린 날은 있다.
짧디 짧은 봄꽃 기간에도 어김없이 흐린 날, 시린 날, 비 내리는 날이 있다.
햇빛이 찬란한 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흩날리는 벚꽃만큼,
회색빛 하늘 아래 시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분홍색 벚꽃 역시.
그레이와 핑크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나의 십 대, 이십 대가 그러했듯,
모두들의 청춘은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더 많을지도.
집안에 웅크리고 있으면 따뜻하고 아늑할 텐데,
흐리고 비 온 뒤엔 이 꽃들이 사라질 터이므로
지나가는 꽃이 아쉬워 마냥 걷는다.
욕심을 한 껏 부렸더니 몸살감기는 덤으로 얻어도
오늘 하루, 이 봄을 충분히 누렸구나.
어두운 곳에도 벚꽃은 존재한다.
흐린 날에도 꽃은 활짝 핀다.
화려한 색이 한결같이 아름다움에도,
흑백사진이나 수묵화도 아름답듯이
맑은 날의 벚꽃과 흐린 날의 벚꽃.
봄은 그렇게 벅차게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