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태 작가의 첫 책인 '인간의 조건' ('퀴닝'이란 제목으로 개정판 출간)을 읽었을 때 강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런 책도 있구나. 꽃게잡이부터 생소한 직업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너무도 생생하게 그 일을 묘사한 그 자체로 경이로웠다.
작가는 매우 드문드문 책을 내는데, 최근 세번 째 책으로 '어떤 동사의 멸종'을 출간했다.
여전히 생동감 넘치는 묘사는 때로 섬뜩하고 고통스럽다. 정말 온몸으로 쓴 책이다. 노동에세이라는 장르는 작가의 영역이다. 밀도 높은 책이고 작가 특유의 블랙유머가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어서 흥미도 역시 높다.
콜센터직원, 택배상하차, 식당요리보조, 빌딩청소원은 직접 경험한 내용으로서 본문으로, 프롤로그에서는 직업소개소의 운명과 에필로그로 작가의 운명을 다루고 있다.
각기 다른 관점에서 극단적인 면이 네 직종은 그 자체로도 힘들지만, 나타나는 내부와 외부의 빌런들이 많다. 언제든 나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진상이 되지 않기 위해 주의하여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은 내용이 궁금하기도 하여 술술 빨리 한 번 읽었는데, 천천히 곱씹어 가며 한 번 더 읽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