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도 괜찮을 마음들
익숙해서, 무너질까 겁이 나서. 때로는 나를 지탱해 준다는 착각 때문에
손끝으로 꼭 쥐었던 것들.
사실은, 붙잡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었다는 걸
나는 이제야 알겠다.
떠날 사람은 떠난다
그렇다고 내가 무너지는 것도 아니라는 걸 나는 천천히 깨달았다.
붙잡고 있던 것들을 스르르 손에서 놔버리니 오히려 내 삶이 가벼워졌다.
나를 붙잡아둘 이유도, 붙잡혀있어야 할 이유도 없었다.
아팠던 시간은 내가 꽉 쥐고 있는 동안 나를 계속 끌어내렸다.
놓아준다는 건 잊는 게 아니라 그 기억이 나를 흔들지 않도록 숨을 바꿔 쉬는 일이었다.
두려움을 쥐고 있으면 발걸음이 자꾸 흔들렸다.
손에 꼭 움켜쥘수록 모양은 더 커져만 갔다.
스스로 손아귀에 힘을 풀어버리자 생각보다 위협적인 것도 아니었다.
두려움은 붙잡고 있을 때만 진짜 두려움 같았다.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가족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
라는 이름 뒤에 정작 나라는 사람은 늘 밀려있었다.
사랑하는마음은 변함없지만
그 역할을 내가 선택할 수 있게 되자 나라는 사람이 다시 생겼다.
나는 다른 길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이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몰라도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붙잡지 않아도 살수 있게 된 사람의 걸음으로
나는 또박또박 또 한 걸음을 내딛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