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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웅이 집 May 30. 2022

백패킹의 묘미

자연과 계절감이 주는 턱별함

오랜만에 백패킹을 다녀왔다. 이런저런 이유로 몇 달 동안 가지 못해서 오랜만에 산을 잘 오를까 걱정도 있었다. 주말 스케줄을 마치고 가는 저녁 산행이라 깜깜해지기 전까지 목표 박지에 도착해야 하는 미숀이 있었다.


이번에 가는 곳은 이천에 있는 원적산. 백패킹을 자주 가던 곳이다. 이사  집에서 차로 30 거리였고, 평소보다  싸기와 이동이 수월했다. 늦어도 1시간 30 안에는 산행을 마쳐야 해서 정신없이 올랐다. 시간을 맞춰야 하는 산행은 여유가 없어서 지양하는 편인데,  날은 어쩔  없었다. 다행히 자주    이라 산행 코스를 익히고 있다. 초반에 가파른 길을 오랫동안 치고 올라가면 반가운 능선이 기다린다.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면 이천 시내부터 서울까지 내다볼  있는 정상에 도착한다. 등산이나 하산할 때는 흐름을  타는  중요한데, 올라갈  아무리 힘들어도 어느 지점까진 끝까지 참고 가야 후반부 코스가 수월하다. 내리막길도  위험하더라도 멈추지 않고 흐름을 타야 빨리 안전하게 내려갈  있다.  때는 단시간에 힘듬을 쥐어짜서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강한데, 이걸 어찌어찌 버티고 정상으로 올라가면  힘들지 않다. 산행을 하다 보면 인간의 간사함(?) 자주 느낀다.


시간에 맞춰 정신없이 올라갈 때도, 바닥을 보면 꼼틀거리는 벌레들과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초여름 저녁 만의 자연광을 보게 되는데, 보통날엔 보기 힘든 것들이라 백패킹 하는 묘미를 오랜만에 느꼈다.


특별하고 레어란 것들을 좋아하는지라, 나만 좋아하는 것들을 찾고 간직하는 걸 즐기는데 백패킹을 가면 천지가 특별하다. (다른 사람들이 그걸 또 좋다고 하면 흥미가 조금 떨어진다 ㅋ) 산행을 오기 몇시간 전엔 서울에서 거한 점심을 먹었는데, 자본주의와 돈이 줄 수 있는 체계와 디테일도 특별하다고 느끼지만, 자연 날 것만이 줄 수 있는 개성의 특별함도 좋아한다.


계절과 시간에 따른 일몰을 높디높은 자연에 둘러싸여 보는 것도 높이 사는 특별함인데, 5월의 19시경에 이천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다

또 같은 취미를 즐기는 동반자와 부엌 테이블 앞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산행을 하고 걸어가며 나누는 대화도 좋아한다.

촘촘하고 정확하고 빠른 환경에서 벗어나 고요하고 거대하고 푸릇푸릇한 곳에서 걸어가며 주제 불문의 대화시간을 좋아한다.


오랜만에 간 백패킹이라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는데, 나름 오래 해서인지 코스를 알고 있어서인지 예전만큼 힘들진 않았다. 백패킹도 처음에 적응할 땐 힘들었는데 익숙+편안해지는 경험을 해 보니, 새로움이 익숙해지는 과정의 아이템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다. 최근엔 집안일이 그랬는데, 백패킹도 이 대열에 포함됐다.


여튼 자연만이 주는 턱별함은 더 자주 느끼고 싶고, 클리셰가 없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라 지겨울 틈이 없다. 앞으로 백패킹 갈 기회를 더 만들어야겠다. 대신 본격적인 여름이 오면 산행을 하기엔 너무 무덥고, 가을 겨울을 기다려야 한다. 그 전까진 꼭 산행이 아니더라도 자연과 계절감만이 주는 레어함을 위해 이곳저곳 찾아다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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