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복웅이 집 Oct 23. 2022

북적과는 거리가 먼


오늘 15시경 부산 기차역을 찾았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인데, 기차역이 인파로 시끌, 북적, 복잡스럽다. 부산에 도착한 금요일은 평일이라 그런지 한산했는데, 오늘은 일요일에다 귀경하는 인파가 많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이번 여행은 부산이 오랜만인 부모님과 함께 하는지라 관광지 위주로 다니다 보니 사람들 물결이 대단했다.


북적북적한 곳 보단 한적함에 늘 손을 드는 편이다. 예전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요즘은 아니다. (목적성이 있는 동선에 여러 사람이 몰리는 잠깐을 제외하곤.*예시)  사무실 엘리베이터 만원, 출근길 10분 정도 전철 안 등) 

대부분의 생활시간은 인구 밀도가 낮은 걸 선호한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원래 좋아하는 본능적인 것도 있고, 어렸을 때부터 주요 수도권과 거리가 있는 주거 중심의 지역에서 살다 보니 먹고 자고 쉬는 곳은 조용한 게 최고라는 만족감이 영향을 준 것 같고, 평일에 빌딩 숲을 자주 가다 보니 반대의 장소를 찾는 것도 있다. (잠깐 다른 얘기인데, 미래에 기술이 뛰어나 지면 정반합의 원리로 자연친화적 주거환경을 찾는 심리가 많아지고 그러다 뭔지 모를 기술과 자연을 접목하는 때마저 오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봄)


내게 주로 노출되는 수도권 중심가는 가끔 놀러 가긴 참 좋지만, 매일 로동을 하러 가기엔 복잡스런 대표작 중의 하나다. 아무래도 유동 인구가 많다 보니 북적+시끄러움은 따라올 수밖에 없고, 유동 인구들이 돈을 쓰게 하려고 재미진 것들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


인파가 많은 건 싫고, 재밌는 건 하고 싶은 마음은 둘 중 하나의 포기가 필요하다. 이 둘을 멱살 잡고 끌고 가는 건 캠핑을 계속하는 이유기도 하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도 본격적인 개발 시작으로 꽤나 시끄러워졌는데, 우리는 이곳의 개발 잠재성도 고려했지만 동시에 지금의 한적함과 자연의 후레쉬함을 잃기 싫다는 욕심도 부린다. 건물이 하나 둘 올라가는 과정을 보는 건 시작을 함께 목도하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기고 재미있다. 하지만 출퇴근길과 휴식공간으로서 선호하는 산자락을 보는 시야와 날씨와 계절에 따라 여러 옷을 입고 변신할 수 있는 이곳만의 평온함을 조금씩 잃어 가는 거 같아 슬프기도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끼니의 정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