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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웅이 집 Dec 26. 2022

기대와 일상 사이

열두달이 모인 셈입니다

11월에서 12월로 숫자가 바뀐 날, 올 해가 5주 남았다는 놀라움이 앞섰다. 맙소사 라는 감정을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한 채 한 2주가 흐르니,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쪼로록 따라온다.


또 이 맘 때쯤 이면, 이 맘 때라서 하는 생각 (평소엔 하지 않는ㅋ) 한 해를 어찌 보냈는지 돌아보기도 한다.  내 경우는 기대와 일상 사이를 오가며 12월까지 성큼 와버렸다. 평일의 약속이나 주말의 휴식, 이벤트 등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한 주를 보내고, 그 이외에는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집안일을 하는 등은 늘 있는 일로 보내왔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과 그 안에서 만든 기대되는 일들이 모여 열두 달이 지난 셈이다. 비율로 따지 반복 일상과 기대는 6:4나 7:3 즈음되겠다. 사실 지금도 연말을 마무리한다는 생각보다 다음 주에 예약한 히사이시조 영화음악 콘서트 갈 기대로 한 주를 시작했다.


또 한 주 중에 금요일을 좋아하는데, 최애 예능/드라마가 대거 업로드되는 날이 이유다. 한데 작년부터 금요일은 집청소 요일로 정해졌다. 프라이데이는 이제 좋음과 귀찮음이 공존하는 날이다. 언젠가 청소를 신나게 하는 마음이 앞서게 된다면 금요일은 좋음 좋음 날로 변할 수도 있다. 하루의 요일마저도 늘 해야 하는 일상과 기대감이 함께한다. 이런 매일이 모여 365일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정주행과 함께했는데 이제 12월 25일은 내게 기념보단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온걸까. 이 하루를 위해서라기보단, 이 하루를 기다리는 준비와 계획의 행복감이 더 클 수도 있다. 12월 초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골 마당에서 인터넷 속에서 찾으며 희희덕 거린 내 모습을 생각해보니.


어쩌면 기다리고 기대하는 일들이 있어 반복되는 날들을 잘 통과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늘 그렇듯 이맘때쯤 하는 내년을 위한 목표가 있는데, 이 목표도 이루기 전엔 막연함과 노력이 필요한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다가 이루고 익숙해지면 일상의 폴더로 옮겨질 거다. 한 해 한 해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내가 좋아하고 저장해 두고 싶은 날들을 두 폴더에 옮겨가며 건강히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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