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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웅이 집 Jul 10. 2023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무엇을 하고 싶나요“

한 달 전에 회사 친한 지인에게 던진 질문이자, 2주 전 사내 강연에서 다시 들은 질문이다.


시간적, 공간적, 경제적 등 여러 제약이 없다면 뭘 하고 싶을까. 당장 드는 생각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ㅋ 바뽀다 바뽀 현생을 살다 보니 무엇을 하기보단 쉬고 싶은 생각이 먼저 드나 보다. 이 질문  뒤에 숨어 있는 의도는 제약이 없는 상황을 빌미로 마음 속 깊이 좋아하거나 하고 싶던 일을 이끌어내는 거라, 다시금 생각해 본다. 다시 생각해도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건 당장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이고^.^, 정신을 차리고 이성을 조금 보탠다면 캠핑장을 만들고 싶다. 그간 여러 캠핑을 하면서 아쉽거나 이상적인 점들을 모은 캠핑장을 하나 만들고, 제 3자의 손에 운영을 맡긴 후 간간히 여행을 다니고 싶다. 국내든 해외든. 캠핑장을 만드는 건 내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지 자연 공간을 위해서고, 매일 여기 있을 것도 아니니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캠핑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질문의 의도를 찾는 취지로 왜 굳이 캠핑장과 여행을 골랐을 까 생각해 보면 캠핑은 내가 재밌어하고 주기적으로 하는 활동이라 익숙하고 잘 알기 때문이고, 단타로 가는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가볍고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이 있나 보다. 이걸 한 번 더 들여다 보면, 좋아하던 일에 현실과 이상을 보탠 결과물인 캠핑장으로 경제 활동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그 사이 여행을 다니며 방랑을 하고 싶은가 보다. 경제활동과 노는 걸 같이 가져가고 싶은걸 보니 크게는 계획을 짜놔야 마음이 놓이나 보다. 내가 만든 캠핑장에 너무 자주 가면 이름 모를 책임감이 들 것 같아 경계가 필요하고, 일 년에 한 번 날씨가 좋은 계절에 들려 가까운 사람들만 모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 되면 좋겠다.


이 질문에 대답해 준 친구들 이야기도 꺼내 본다. 10년 차 교사인 친구는 저명한 미술관에 들일 작품을 고르고 기획하는 일을 하고 싶다 했다. 회사에서 구성원/리더 교육 관련 일을 하는 지인은 마음껏 사진 촬영을 하고 싶고 이유는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활동이라서.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전제는 재미난 상상을 만들어 주기도, 우리 앞에 제약이 많다는 것도 반증한다. 막상 이렇게 생각해 보니 제약이고 뭐고 언젠간 상상만 하던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앞서 말한 일과 성장을 주제로 한 사내 강연 중 기억에 남는 질문이 하나 더 있다.

재미/의미/성장/돈/워라밸/인간관계 이 중 나에게 중요한 두 가지는 무엇인지. 돈/워라밸/인간관계는 내가 통제할 수 없고 내가 아무리 잘해도 회사나 주변 상황이 바뀌면 달라지는 것이고, 재미/의미/성장 주도권은 나에게 있단다. 그래서 버틴다는 생각이 들 때가 지금 자리에서 떠날 때라는 점에선 공감했다. 다시금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때가 되면,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의 대답인 캠핑장을 만들어야 하나 ㅋ.ㅋ 또 한 편으론 제약이 있는 생활을 언제까지 계속 할런지, 제약을 다른 긍정적 의미로 풀어낼지, 아니면 선택에 대한 주도권을 만들고 갖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뒤로 하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나의 지론과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두 번째 질문을 되새기며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던져본다.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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