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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Oct 19. 2024

정부지원사업, 요건을 검토 후 전략을 세워라! (2)

정부 지원사업 공고 체크포인트 3


3. 사업화 자금 비목



이제 예비 창업자들이 정부 지원사업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을 짚어보려 한다. 바로 "사업화 자금 비목"이다. 비목은 사업 예산을 사용함에 있어 분류 기준이 되는 항목이다. 각 주최/주관마다 정한 품목을 바탕으로 분류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케팅에 예산을 사용하고 싶으면 '외주 용역비' 항목으로 분류해서 예산을 신청한다.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해 재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재료비' 명목으로 구분해서 사업예산을 사용하는 식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비목이 주최/주관마다 미묘하게 다를 수 있다. 그래서 해당 사업의 비목 범주에 맞춰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이러한 내용을 모르고 '사업비 집행 계획표'를 본인 기준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최종 선정 이후 계획서 내용을 비목에 맞춰 다시 수정하라는 요구를 받게 되지만, 처음부터 이 내용에 따라 잘 작성했다면 어땠을까? 오히려 해당 기관의 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더욱이 담당자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행정업무를 조금이나마 생략하게 되는 셈이니 배려 측면에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추가로 사업계획서 양식에 앞서 말한 '사업비 집행 계획'이라는 표가 있다. 추후에 보다 자세히 다룰 테니 여기서는 개괄적으로 잠시 확인해 보자.



이 표의 항목은 공고 내용의 비목과 매칭시켜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창업팀 마음대로 비목을 지어내 넣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때, 사업비 집행계획에서 기입하지 않은 비목이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나는 재료비, 외주용역비, 지급수수료만 필요하므로 3개의 비목을 기준으로 1억을 편성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3개를 제외한 나머지, 즉, 교육훈련비, 광고선전비, 기계장치, 특허권, 인건비 등은 본 사업에서 사용하지 않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팅 지원사업 공고가 다른 부처에서 올라왔다고 해보자. 이런 경우 중복으로 받을 수 있을까? 통상 예비 창업패키지와 같은 종합적인 사업지원금은 중복수령이 불가하다. 하지만, 선택한 비목이 겹치지 않으며 타 부처인 경우에는 수령이 가능하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중복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부처 및 기관에 따라 가능 여부는 다를 수 있다. 또한 정치의 흐름에 따라 요건과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모르고는 전략상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라는 말처럼, 중복신청 여부에 관해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4. 신청 및 접수



신청/접수 기간을 간과하는 창업팀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마감일이 2월 21일 수요일이라면 그때까지 사업계획서를 완성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프로젝트든 공모전이든, 마감일이 정해졌다면 최소 2~3일 전에는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이런 일도 있었다. 어떤 팀은 마감일인 21일 오전에 작성을 끝내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5시에 신청하러 온라인에 접속했다. 그런데 등록이 되지 않자 창백한 얼굴로 나에게 하소연했다. 위 내용에 적혀있듯 마감 시간이 16:00까지라 적혀있지 않은가? 신기하게도 이렇게 마감 시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 또 어떤 팀들은 꼭 마감일에 맞춰 신청서를 내려고 한다. 이를 단순히 성향이나 습관으로 치부하기엔 비즈니스 관점에서 너무나 위험하다. 유의사항에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듯이, 마감일에는 온라인 접속 및 신청이 폭주할 수 있다. 그래서 마감 2~3일 전에 등록을 완료하라는 안내는 정부 지원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다.


반면에, 마감일이 되어서도 신청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팀들도 있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마감일 다음날에 가까스로 사업계획서를 마무리 한 팀이 아닐까 싶다. '마감일이 하루만 지연됐더라면 신청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하는 팀들 말이다. 이런 팀들을 위해 한 가지 조언을 해주고 싶다. 설령 마감을 100% 하지 못했더라도, 일단 제출 버튼을 눌러 신청하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행정이라는 것은 정책 요건을 기준으로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즉, 미완성 서류라 해도 기본 등록요건에 부합한다면, 일단 제출만 하면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게 된다. 그러고 나서 1~2일 뒤에 담당자와 연락을 취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사업계획서를 절반밖에 작성하지 못한 상태라도 신청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아쉽게 마무리하지 못한 팀을 말하는 것이다.)


상황을 설명하고 대체 가능성에 대해 문의해 보는 것이다. 담당자들도 사람인지라, 상부 지침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재량을 발휘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기회를 놓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할수 있으니 참고하자. 물론 이런 접근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겠다. 제출하지 못한 다른 팀들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지침상 문제 되지 않는 선에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적진을 향해 전진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정면에 지뢰밭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명령만 고수해 그대로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우회로를 찾아볼 것인가? 우회한다고 해서 목표를 포기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결국 중요한 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행정 요건을 꼼꼼히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미리 요건에 맞춰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럴 때는 정해진 규칙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불확실한 점이 있다면 담당 기관에 공식적으로 문의하여 명확한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이는 모든 지원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고, 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핵심은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은 필요하지만, 이는 항상 규정 준수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여유를 가지고 미리 준비하는 자세를 습관화하자.



5. 평가 및 선정


5-1. 서류평가 가점, 면제, 우선선정 대상




예비 창업자들이 자주 놓치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서류평가 가점 및 면제 대상에 관한 사항이다. 이는 대부분의 가점 대상 증빙서류가 전년도 활동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지원사업에 지원하는 창업자들은 공고가 나온 후에야 신청서와 사업계획서 준비를 시작한다. 더 큰 문제는 창업자들이 미래 계획을 안일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6개월 뒤의 계획을 당장 상관없는 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6개월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는 시간이다.


많은 창업자들은 지원사업이 2024년 2월에 공고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1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심지어 공고가 올라온 후 한참 뒤에야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팀도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많은 창업자들이 가점 항목을 자신과 관련 없는 것으로 여기고 넘어가버린다. 하지만 이는 큰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소수의 팀들은 훨씬 전부터 전략적으로 철저한 계획을 세워놓는다. 흥미롭게도 이렇게 미리 준비한 팀이 최종 선정률이 높다. 이는 사전 준비와 전략적 접근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은 예비 창업자를 위한 정부 지원 사업을 꼼꼼히 본다. 한 곳에서 떨어질 것을 감안해 다른 부처의 지원사업까지 살펴보며 요건을 검토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 사업에 맞는 가점제도를 파악하고 준비한다. 가점 요소는 공모전 수상 경력일 수도 있고, 해당 부처의 니즈에 맞는 실적이나 교육 수료 여부일 수도 있다.


주최/주관에 따라 가점 사항이 다를 수 있어 해마다 최신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들은 주최/주관이라 예상되는 담당자와 사전 미팅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만난 담당자가 나중에 사업계획서 평가위원이나 프레젠테이션 발표심사 위원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노력이 항상 직접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전 준비와 네트워킹 활동은 결국 선정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공고가 올라오기 8~10개월 전부터 미리 준비를 시작하는 것. 8~10개월이란 시간이 먼 미래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준비하다 보면 이 기간이 얼마나 짧게 느껴지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가점제도를 꼼꼼히 확인하고,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활동들을 해보자. 물론 사업 운영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변함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목표는 정부지원사업의 지원금을 받는 것이므로, 이에 맞춰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준비한다면, 다른 팀들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준비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성공의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5-2. 평가지표



예비 및 초기 정부지원사업에는 흥미로운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평가지표를 참여자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는 점이다. 더 놀라운 건, 많은 참여자들이 이 중요한 내용을 그냥 지나친다는 사실이다. 내가 코칭한 팀들 대부분도 이 지표를 한 번 쓱 훑어보고 넘어갔을 뿐이다. 단 한 팀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는 게 안타까웠다. 아마도 사업계획서를 빨리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갔던 것 같다. 더 안타까운 건, 이 지표의 중요성을 설명해 줘도 왜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팀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사실 이 평가지표는 사업계획서 작성의 핵심 가이드라인이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PSST(문제인식, 실현가능성, 성장전략, 팀 구성)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이것은 사실 심사위원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알려주는 핵심 기준이다. 여기서 중요한 팁 하나를 얻을 수 있다. 예비창업 단계에서는 주로 '문제인식'과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평가한다. 반면, 초기 단계에서는 '성장전략'에 더 큰 비중을 둔다. 팀 구성의 경우, 창업 단계가 올라갈수록 재무계획과 함께 그 중요성이 커진다. 예비창업 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중점적으로 평가되지만, 팀원의 유무가 결정적인 순간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3명 이상을 이상적인 팀 구조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자. 이러한 정보는 사업계획서 작성 시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각 단계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들을 사업계획서에 적절히 반영한다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 내용을 앞서 설명한 "스타트업 로드맵"과 연결해 보자. 사업계획서 작성 범주에 이를 대입하면, 기승전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구성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평가지표에 맞춘, 보다 전략적인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평가지표를 꼼꼼히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성공적인 정부지원사업 지원의 첫걸음이다. 이를 통해 심사위원들의 시각에서 사업계획을 바라보고 준비함으로써, 당신의 창업 아이디어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략적인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6. 주관 기관 리스트



공고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붙임 자료에서 770명, 160명이 어느 기관에 배정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전국의 각 센터와 대학교로 구성된 주관기관에 기관별로 30명씩 배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어떤 기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신이 선택한 기관의 경쟁률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로 머리를 너무 많이 굴리다 보면, 오히려 부메랑처럼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나는 독자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경쟁률이 높아 보이더라도, 자신과 잘 맞는 기관을 선택해 소신 있게 신청하길 바란다고 말이다. 결국 우리의 목표는 사업의 실현이지 않은가? 지원금은 그저 그 과정을 돕는 도구일 뿐이니,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따라서 기관별 소개서를 꼼꼼히 읽고 분석해서, 당신의 사업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잘 육성해 줄 수 있는 기관을 찾길 바란다. 그다음은 진인사대천명이라 하지 않았던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나면,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7. 동시수행 불가한 창업지원사업 목록



마지막으로, 앞서 중복 수령에 대해 잠깐 언급했었다. 공모 내용을 보면 동시수행 불가 목록을 따로 지정해 지침을 주고 있는데, 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통합적으로 지원해 주는 정부 지원사업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지원사업은 마케팅만, 인건비 지원사업은 인건비만 지원해 주는 반면, 예비창업패키지 같은 사업은 종합적으로 지원해 준다. 이런 종합 지원 사업에서는 인건비, 마케팅, 특허 등 다양한 항목으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여기서 말하는 동시수행 불가한 창업지원 목록이란 바로 이런 예비창업패키지처럼 종합적으로 사업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점을 잘 기억해 두면 여러 지원사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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