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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Jul 29. 2020

밤, 눈

새소년, 심야행



이전에도 새소년의 음악을 들었던 적은 있었지만 크게 흥미는 없었다. 보컬의 음색이 너무 ‘젠더리스’ 하다고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올해 초 발매된 앨범 <비적응>의 첫 번째 트랙 심야행 을 들으며, ‘어디쯤 왔을까 우리의 밤은 여길까’ 로 시작되는 가사가, 단어들이 록사운드로 듣기에 적절하면서도 시적인 구성이 은근히 멋있다고 생각하다가, 후반부 기타 연주에서는 긴 터널을 달려가는 듯한 사운드가 상당히 멋있었다.

제일 좋아하는 트랙은 . 적응을 택하지 않고자 하는 앨범의 제목처럼 처연한 분위기를 담고 있으면서, 어딘가 ‘꼭 겨울 같’은 내가 ‘하얗고 차가웁게 너의 마음을 보’며 ‘소란스러운 내 맘’을 주려다가도 ‘어디로 도망갈’ 지를 찾는 ‘사랑’이, 멜로디가 팝적이어서 어리고 예쁜데 슬펐다. 목소리와 연주는 터프한데 말이다. 밤에 내리는 눈처럼, 밤바람에 빙글빙글 돌며 제 온도를 찾는 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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