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년, 심야행
이전에도 새소년의 음악을 들었던 적은 있었지만 크게 흥미는 없었다. 보컬의 음색이 너무 ‘젠더리스’ 하다고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올해 초 발매된 앨범 <비적응>의 첫 번째 트랙 심야행 을 들으며, ‘어디쯤 왔을까 우리의 밤은 여길까’ 로 시작되는 가사가, 단어들이 록사운드로 듣기에 적절하면서도 시적인 구성이 은근히 멋있다고 생각하다가, 후반부 기타 연주에서는 긴 터널을 달려가는 듯한 사운드가 상당히 멋있었다.
제일 좋아하는 트랙은 눈. 적응을 택하지 않고자 하는 앨범의 제목처럼 처연한 분위기를 담고 있으면서, 어딘가 ‘꼭 겨울 같’은 내가 ‘하얗고 차가웁게 너의 마음을 보’며 ‘소란스러운 내 맘’을 주려다가도 ‘어디로 도망갈’ 지를 찾는 ‘사랑’이, 멜로디가 팝적이어서 어리고 예쁜데 슬펐다. 목소리와 연주는 터프한데 말이다. 밤에 내리는 눈처럼, 밤바람에 빙글빙글 돌며 제 온도를 찾는 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