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4일 토요일
am 6:47
어제 8시도 안 됐는데 잠들어버렸다. ‘안 되는데, 이러면 새벽에 분명히 깰 텐데.’라는 걱정은 참 쓸데없었다. 화장실 때문에 1시 30분 정도에 한 번 깼지만 다시 침대에 누워서 30까지도 못 세고 잠들었다. 그리고 눈을 떠 보니 6시 10분. 가민(스마트 워치)의 수면 기록을 보니 10시간 25분을 잤다고 나온다. 성인이 그렇게 잠을 잘 수가 있는 거였나? 그 전날에도 거의 8시간 잤는데, 그 전전날에는 7시간 30분. 요 며칠 계속 피곤했고, 어제도 오후부터 기운이 없긴 했지만, 주말이라는 기대감에 마음이 설레는 금요일 저녁 7시에 맥을 못 추고 정신을 잃을 정도인 줄은 몰랐다.
잠은 길게 잤는데 꾸기 싫은 꿈을 몽땅 꿨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내 차가 어디에 주차되어 있는지 도통 찾을 수가 없고, 비행기를 타러 가는데 게이트 크기가 농구공만 했다. 비행기는 연착되어 도착도 안 하고, 시계가 9시 30분, 10시, 11시가 되는 것을 보며 큰일 났다 싶어서 식은땀을 엄청나게 흘렸다. 그다음은 내 악몽의 단골, 학교 꿈. 패턴은 늘 똑같다. 무질서한 아이들, 으름장을 놓지만 무력한 나. 평상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배경이 야외였다는 것 정도?
안간힘을 쓰는 꿈을 연달아 꿨더니 자고 일어났는데 이미 기운이 빠져있다. 현실에서 생체 에너지를 좀 얻어야겠어. 내 생각에 요즘 내 몸이 좋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술을 마시지 않아서 인 것 같다. 술을 많이 줄였긴 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먹는데, 무려 한 달이나 마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 먹어봐야겠다, 다짐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막 땡기지도 않았다. 사실 술뿐만이 아니다. 평상시에 “노래방 가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사는 나이지만 최근에는 전혀 가고 싶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 다른 쪽에서 도파민이 충족되고 있기 때문이겠지. 한 달 동안 아침마다 글을 쓰고 브런치에 올리는 이 과정에 나에게는 엄청난 도파민이었던 것이다. 정말 사삭시럽고 자잘한 글을 공개한다는 것, 날마다 글을 써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반드시 업로드 해야 한다는 이 일련의 과정들. 잘 되든 못 되든, 성과가 있든 없든 그냥 이 작업 자체가 나에게 엄청난 자극적이다. 그러니까 그 외의 활동에서 자극을 얻어야 할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다.
아무튼 정서적으로는 굉장히 충만한 것 같지만, 몸의 건강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오늘은 알코올 충전을 좀 해야겠다. 술 먹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데(블로그에 업로드 해놓고 다음날 이불킥을 하지만), 한 달 가까이 브런치에 올린 글은 다 too much 맨정신이다. 알코올 기운이 미처 빠지지 않은 내일 아침에는 무슨 개똥철학을 논하고 있을지 심히 기대가 되는구만.
am 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