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1일 금요일
am 5:45
브런치의 라이킷 30초 제한 룰이 사라졌다. 소리소문 없이 생기더니, 다시 은밀하게 사라졌다. 어떤 공지도, 안내도, 설명도 없어서, 다른 작가님들이 쓰신 동일 주제에 대한 글이 아니었다면 나 혼자 뭘 착각한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내가 일주일 동안 브런치를 하지 않았다면 그 사이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자체도 몰랐을 것이다.
180도 돌아갔던 것이 다시 180도 돌아서 제자리로 왔으니 이제 다 괜찮아, 로 끝맺음을 하면 되는 건가? 하지만 뭔가 마음 끝이 씁쓸했다. 100% 일치하는 상황은 아니겠지만, 이런 느낌이 들었다. 내가 서바이벌 대회를 나갔는데, 경기 도중에 사회자가 “이번 단계에서는 우리 팀 원 중에 한 명을 탈락시켜야 합니다. 가장 쓸모없고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 한 명을 고르세요.”라고 말한다. 회의를 거듭한 결과 그 한 명으로 내가 선정되었다. 씁쓸함과 서운함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려는데, 갑자기 사회자가 공지한다. “아! 아닙니다! 방금 전의 미션은 취소입니다. 탈락자는 다시 돌아와 주세요.” 멀리서 나를 반기는 팀원들의 멋쩍은 미소를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이 휩싸인다. 탈락은 면하게 되었지만, 이 세계에서 나의 포지션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복잡 미묘한 생각에 잠시 빠지다 보니 갑자기 어디로 가야 할지 좀 헤맸다. 차라리 30초 룰이 지속되었다면 그냥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다수의 이탈자가 생겨서 브런치가 황량해지는 결과로 돌아온다면, 나 한 명의 수용은 어차피 아무런 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장기적으로 보면 더 잘된 일이라고 해야겠지. 하지만 여전히 브런치가 얍삽하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시범적으로 이런 제도를 운영해 보고,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본 뒤 결정하겠다.’라는 사전 안내만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마구잡이로 적용해 놓고 사람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자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슬그머니 빼다니. 이제라도 제자리에 돌려놨으니 그럼 감사하다고 말해야 하는 건가?
실망감으로 인해서 일기를 미루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이 짧은 며칠 사이에 내가 느낀 것은, 아무런 걱정도 고민도 없을 때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은 얼마나 쉬운 일인가- 였다. 그러면서도 ‘나 정도면 멘탈 잡고 잘 사는 편이지.’라고 자신만만했던 것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유림이가 최악의 컨디션이다. 밥은 안 먹고, 잠도 잘 안 자고, 소리는 계속 지르고, 반창고와 붕대를 갖고 와서 다리에 계속 붙이고 묶어주라고 하고(하지만 다친 곳 없고 잘 움직임), 나하고 남편 손을 끌고 계속 밖에 나가자고 하는데 어딜 가고 싶은지 전혀 모르겠고, 밖에 나갔다 집에 오면 또 나가자고 하고, 안 나가면 소리를 꽥꽥 지르며 온 집안을 펄쩍펄쩍 뛰고 엉엉 운다. 왜 그러는지 이유는 전혀 모르겠는데 정말 지난 이틀 내내 이러고 있으니 곧바로 집안 분위기가 황폐해졌다. 유림이한테 소리 지르며 화내다가, 화를 내는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가, 여전히 온 집안을 분노와 울분으로 활개 치며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는 유림이에게 화를 내는 상황의 반복이었다.
아침이 새롭게 시작되는 게 무섭고 불안하다.
am 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