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간극장
25년 1월 27일 월요일 방송분 첫 장면에서 허리 굽은 노인이 열쇠로 밤새 잠겼던 병원문을 열었다. 행색이 초라한 화면 속 노인이 의사인가 했더니 그분은 매일 병원에 들러 물리치료를 받고 하루를 시작하는 환자였다.
이후 반찬과 식재료를 가져오는 환자들과 쌀을 씻어 밥솥에 쌀을 안치는 환자의 영상이 잡혔다. 그들은 물리치료 침대마다 전원을 켜고, 찜질팩을 정리하며, 대기 의자에 앉아 의사와 간호사의 출근을 기다렸다.
그러고도 한참 뒤 병원 스텝이 출근했다. 그들은 미리와 기다리던 환자들의 이름을 모두 불러주며, 환자들이 차려준 아침을 먹고 진료를 시작했다.
병원은 '영광터미널시장'이라고 터미널에 붙은 시장인가 본데, 장터 한복판에 병원이 있는 것도 생소했지만, 의사가 진료 보는 장소도 방이 아니고 개방된 환자 대기 장소에 책상 의자를 놓고 진료 보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특히 책상 양쪽에 진료 베드를 두고 번갈아 가며 진료를 보기에 '돈독 오른 사람인가' 했더니, 거동 느린 노인들이 진료를 위해 겉옷을 벗거나 할 때 허둥대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놀라웠다.
지역의 의원급 병원이니 수입도 수도권 만은 못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수입에 만족하고 환자들이 사랑방으로 알고 놀러 오는 병원을 만든 의사가 존경스러웠다.
서울대는 내란과만 있는 줄 알았는데, 보기 드물게 '어른 김장하'를 닮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번 주 내내 그 방송 보는 시간이 흐뭇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