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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Jun 24. 2024

너에게 보내는 네 번째 편지

As always



‘때론 부딪혀봐, 때론 울어도 봐 그것이 젊음이기에’





To.


안녕!  난 지금 침대에 널브러져서 천장만 2시간째 바라보는 중이야. 호주가 꿈이었나, 아니면 한국에 온 게 꿈인 건가 분간이 잘 안 가네. 이렇게 있을 수는 없겠다 싶어서 책 하나 들고 자주 갔던 카페에 갔는데 사장님이 너무 오랜만이시라며 반겨주는 거야 그때 ‘정말 호주가 꿈이 아니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 호주의 평화로운 풍경과는 다르게 지독하 바쁜 내 삶에서 괴리감을 느끼곤 했는데 정신없이 움직이는 한국 사람들과는 달리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나한테 또 다른 괴리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오랜만일지도 모르는 친구들을 한명씩 만났어. 정말 엊그제 본 것 같은데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니 믿기지가 않더라. 사실 다 같이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면 좋았겠지만 호주에서의 감정들이 아직 정리가 안된 것 같아 실수를 할까 싶어 그랬던 거 같아. 아직은 이해 못 하는 기억들이 언제가 내 삶 속에서 납득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난 그 시간들을 기다리는 중이야



민국이를 만나러 홍대에 갔었어. 우리는 공유일기를 쓰는 사이지만 만나면 할 말이 정말 많은 프로 사색러들이기도 해. 같이 대화하는 게 편하면서 즐겁고 민감하다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과감히 털어놓는 관계니까. 3차로는 민국이가 자주 가는 펍에 가서 맥주 한잔을 먹었는데 내 어릴 적 플레이스트를 담당했던 노브레인에 보컬 이성우 님이 계셨어! 초등학생 학예회 때 그분들의 노래로 난타 공연을 할 만큼 정말 좋아했고 내가 처음 가입한 팬 카페도 노브레인 었거든..ㅎ 너무 떨려서 쭈볏대고 있는 나를 민국이가 찾아가 인사도 시켜주고 같이 사진도 찍어주셨어! 그리고 그분께 말씀드렸어. 제 초등학교 시절의 전부였다고, 정말 감사하다고 말이야.


노브레인 노래 중에 ‘그것이 젊음’이라는 노래가 있어.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잘 공감할 수 없는 가사였지만, 인생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이해가 가는 가사이기도하네. 내게 허락된 젊음은 항상 벅차기만 했거든.  락이 주는 시끄러움이 싫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들은 내면의 절규와, 울분을 노래로 털어내는, 단 하나뿐인 젊음을 외침으로 만끽하는 사람들인 것 같아. 시간이 된다면 꼭 한번 들어봐! 마지막으로 노래 가사를 한 소절 남겨볼게.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젊음이니까! 또 편지할게



‘때론 부딪혀봐, 때론 울어도 봐 그것이 젊음이기에’



From. 집 앞 카페에서

한결 :)





p.s 맞다, 나 처음으로 번호 따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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