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always
진심을 다하는 건 때론 생채기를 남기기도 하지만, 진심이 닿을 때 우리는 살아낼 힘을 얻는다고 믿어. 그게 흔하지 않아서 더 특별하고 소중하거든.
To.
어제는 스승의 날이라고 오랜만에 선생님을 모시고 동창들과 모였어. 14년 만에 보는 친구, 청첩장을 가져온 친구, 아기를 재우고 왔다는 친구. 오랜만에 마주친 얼굴은 아직도 중학생 시절의 우리 같더라고. ‘남자는 철들면 죽는다!’는 선생님의 건배사로 시작해 ‘내일 출근 어떻게 하지’ 하는 고민으로 가득 찬 모습들이 벌써 14년이란 시간이 흐르긴 했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네.
이 모임을 주도하기 전에 한 친구가 내게 그러더라. 뭘 그리 명절, 새해 다 연락드리냐고. 왜 굳이 아까운 시간을 그런 곳에 쓰냐고 해 그 이유를 알려줬어. 14년 전, 우리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 네이버 밴드를 만들어서 선생님과 간간히 소통했었거든. 사실 다른 sns만큼 잘 사용하지 않는 어플이라서 잠깐 그렇게 활동하고 10년 동안 그런 게 있는지도 잊고 살다 4년 전쯤 우연히 그 어플을 다시 설치했는데 매년 선생님께서 글을 남기셨더라고. 아무도 보지 않는 그 공간에서 혼자 말이야.
하늘이 이쁘다며 가끔은 하늘 보는 여유를 가지고 살아라 풍경 사진을 올리시고, 나태주 시인의 문구를 적고 20살이 된 우리를 응원한다는 덕담을, 곳곳마다 장미가 이쁘다며 일상을 공유했던 글들을 하나씩 천천히 읽으며 죄송함이 밀려왔다. 졸업한 지 14년이나 되었지만 선생님은 늘 한결같이 우리를 응원하고 궁금해하셨을 거라는 생각에 서둘러 연락을 드렸지. ‘쌤 보고 싶어요.’
그 뒤로 매년 연락을 드리고 이 모임을 만들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네. 참석한 이들이 나에게 모이게 해 줘서 고맙고 했지만 난 너희가 와줘서 고맙다고 했어. 다들 한 편의 그리움이 있었지만 선뜻 나서기는 힘들었을 테니까 말이야. 다음에 또 모이자 라는 말을 뒤로 추억이 될 하루를 마무리했다.
진심을 다하는 건 때론 생채기를 남기기도 하지만, 진심이 닿을 때 우리는 살아낼 힘을 얻는다고 믿어. 그게 흔하지 않아서 더 특별하고 소중하거든. 선생님의 진심이 나에게 닿았듯이 말이야.
나 또한 내 진심이 학생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내 위로가 너에게 닿을 수 있기를 바라.
From. 학원에서 한결 :)
p.s 원장님이 부르셔서 다시 복직해써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