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always
더 이상 내 삶에 아픔이 아프게 두지 않겠습니다.
가사를 보고 펑펑 울었다. 뭐가 그리 서러웠는지. 목이 막혀 단 한 구절도 따라 부르지 못했다.
너가 뭘 할 수 있는데
내 모든 걸 주어도 아깝지 않았던 사람에게 결혼하자는 말을 내뱉고 돌아온 답이었다. 나는 대학교도 졸업하지 못했고, 변변하게 가진 것도 없었지만, 정 안 되면 막노동이라도 하면서 그녀를 책임질 각오가 있었다. 혹자는 내가 어리다고 할 수 있지만, 난 그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삶에 치여 괴로워할 때마다 그 목소리가 종종 날 찾아온다. 현실에서의 난 너무 연약한 것만 같고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그녀의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이를 더 꽉 깨물고 버텨냈다. 화장실 변기를 닦으며, 새벽 4시부터 튀김기 앞에서 땀을 흘리며, 정제되지 않는 말들을 들으면서.
어제 팀장님과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 논의를 했을 때 어김없이 그 목소리가 머리에 울렸다.
내일까지만 시간을 주시면 안 될까요?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고 팀장님은 적지 않게 당황하셨다. 팀장님께서는 날 그저 묵묵히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이라 여겼는데, 저 말은 퇴사할 수도 있다는 의도로 비쳤으니까. 얼굴에 포진이 올라올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했던 내 마음은 몰랐던 거지.
밤새 내면을 돌아봤다. 현실적인 부분과 이상적이 가치. 그리고 내 안의 상처들까지도. 잔여물이 걸러지고 순수한 물만 남는다. 난 저 말 때문에 아득바득 살았다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그 말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이제는 내게 양분이 된 삶이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보내는 결심이자 누군가에게는 돌려주는 다짐이었다.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 따위가 내 삶을 흔들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