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As always

by 한결


넌 뭐라도 할 거 같아. 그래서 걱정 안 해.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 시기와 질투, 괄시가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관계들 속에서도, 대가 없이 웃음과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늘 내 몫이었지만, 가끔 건너오는 그들의 짧은 안부는 이상하리만치 깊은 곳에 닿았다. 나는 알고 있다. 그들이 그 한마디를 보내기까지, 몇 번이나 문장을 지웠다 썼을지를.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몰라 막막하던 시절이 있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누구의 얼굴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내 이름보다도 쓸모없다는 말에 더 잘 반응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깊은 밤에 더는 버티지 못하고 친구를 찾았다. 존재의 무게를, 누군가의 말로 확인받고 싶어서. 친구는 망설임 없이 집 앞으로 와 퉁명스럽게 말했다.


위로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단정했고, 기대라고 하기엔 너무 진부한 말이었지만 그 말은 오래 남았다. 무언가가 되어야 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이미 무엇인 것처럼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가끔 생각한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나를 끝내 무엇으로 기억해 줄 사람이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고.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