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1 갈매기의 꿈

by 혜산

2025-#01 갈매기의 꿈


갈매기 연필화 (2025년 1월 19일)




갈매기가 하늘을 날고 있는 사진을 보고 연필 만으로 명암을 주어 드로잉을 해 보았습니다.

이 드로잉을 하면서 리차드 바크(Richard Bach)의 ‘갈매기의 꿈 [Jonathan Livingston Seagull]'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 책을 읽은 것이 중학교 다닐 때 즈음이었으니 아마도 약 50년이 지난 일인데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문구가 있어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친구> "조나단, 너는 왜 날고 싶은 거야? "

조나단> "어, 난 나는 것이 좋아. 먹이를 찾기 위해서 나는 것이 아니라,
난 내가 모르는 세상을 알고 싶어서 나는 거야 "

친구> "그래? 넌 갈매기잖아. 다른 갈매기처럼 먹이를 찾으러 다니는 것이 맞는 거 아냐? "

조나단> "왜? 왜 그렇게 살아야 돼? 난 더 높이 올라서 더 빠르게 땅으로 내리꽂는 비행도
하고 싶어. "

친구> "넌 매나 독수리가 아니잖아. 넌 갈매기인데? "

조나단> "너도 우리 부족 갈매기처럼 말하는구나.
난 말이야, 내 한계를 실험하고 싶어. 다르게 날아보고 싶어. "


이런 문구가 있네요. 기억이 나는 건 "다르게 날아보고 싶어."였습니다... 하하




나이 60이 넘어서 나름은 잘 살아왔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에서 35년을 일했으니 내 인생의 지나간 부분은 성공적이었다고 자찬을 해 봅니다. 돌아보면 회사 생활을 하는 당시에는 힘들고 불행했으며(그렇게 느꼈습니다), 자식이 셋이나 되니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면서 버티며 살았는데 은퇴를 하고 돌아보니 다행히도 그때 그 시간들이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간이 갈수록 그 확신이 점점 굳어가는 듯합니다.


돌아보면 조나단의 "다르게 날아보고 싶어."처럼 회사는 항상 변화를 요구했고, 나도 모르게 그 변화에 익숙한 듯 변화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라는 말처럼 한국의 대기업은 지난 시절 그렇게 경쟁하며 힘겨웠지만 빠른 성장을 하였고 저도 그랬나 봅니다.


은퇴 후 2년이 지난 시점에 새로운 취미생활로 시작을 한 그림 그리기(정확히는 어반스케치)가 최근에 내게 있어 가장 달라진 모습인 듯합니다만, 나이 60 이전까지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 건 학창 시절 미술시간 이외는 없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 인생에 있어 가장 못하는 일에 도전을 하고 싶다'라고, 또 그렇게 도전한 것이 바로 드로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은 1년밖에 안된 생초보이긴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평생학습원에서의 4개월 동안의 배움의 과정을 마치고, 그림 동호회를 만들어 동호회분들과 같이 그림을 그리고 서로 용기를 북돋아 주면서 계속 노력하다 보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걸음마 정도의 실력이 된 듯하여, 남들 앞에 내놓아도 덜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에 나름 성공적인 달라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린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절대 잘 그렸다고 할 만한 수준의 그림은 아닙니다. 단지 저의 느낌대로 그려보려 하는 것이고 저의 글을 쓰려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개인생각으로는 도전하고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정말 놀라운 변화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과거 회사생활에서의 숨 막힐 정도로 급격한 변화(달라짐)의 연속이었는데 이제는 힐링을 위한 저속 달라짐을 추구하려 합니다. 또 다른 달라짐은 드로잉과 이에 걸맞은 글쓰기입니다, 나의 이야기들을 세상에 남기는 작업, 바로 여기에 글을 쓰는 작업을 해 보려 합니다. 내가 직접 그린 그림을 매개로 방문한 곳의 감정과 추억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나의 후반기 인생을 기록하면서 자화상저럼 엮어가 보려 합니다.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모두 초보이긴 하지만 나 자신의 소중한 인생 기록이라 생각하면서 적어도 나의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의 기록으로도 남겨보려 합니다 이 글을 필두로 이후 나의 그림과 짧은 에세이로 글쓰기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About Drawing]


종이 소제 : 세목(Fine grain) 160g/m2 210 X 150mm
채색을 하지 않고 드로잉을 하였기에 두껍지 않은 용지를 사용했습니다


드로잉 펜 : Staedtler Pigment liner 0.3mm (스케치용)

HB 연필 (채색용)
스펀지 브러시


채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명암만으로 사물을 표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하나하나 배우고 또 익히는 나름의 재미가 있긴 합니다만,
요즘은 발전이 안 되고 있는 듯하여 뭔가 정체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저속의 달라짐을 믿고서 천천히 노력해 봅니다. 그 노력 안에서 즐거움을 가져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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