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미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알 수 없는 호르몬에 이끌려 땅 속으로 먹이를 나르고 또 날랐습니다. 그러던 중 늘 가던 그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힙니다. 그리고 정해진 길을 벗어나 건물 벽 타일 사이에 난 길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건물 옥상에 다다른 개미는 끝없이 펼쳐진 세상을 보며 깨달음을 얻습니다. 몽롱한 정신으로 먹이만 찾아다녔던 지난날의 자신은 ‘죽은 개미’였다고 말입니다. 넓은 세상을 한 번 본 개미는 더 이상 먹이를 찾아다니지도, 그 먹이를 땅속으로 나르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자유의지로 죽을 때까지 그 넓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밟아보기 위해 여정을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