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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림이 언니 최윤순 Oct 10. 2023

공모 글을 쓸 때 나만의 TIP

            (울릉도 자생 식물원 예림원에서)


  요즘 마감이 있는 공모전 글쓰기에 관심이 생겼다. 글쓰기 동아리 회원 8명과 글을 써 온 지 2년째다. 한 주에 한 편씩 글을 쓰고 두 명씩 합평, 나머지 글에 댓글 다는 것이 숙제다. 우린 가끔 향기, 휴가, 명절과 여자의 삶 등, 공통 주제를 정해 글을 쓰기도 한다. 그런 활동은 회원들에게 격려와 위로의 긍정에너지를 준다. 몇 달 전부터 회원들에게 또 하나의 공통 목표가 생겼다. ‘돈이 되는 글쓰기’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기사 글, 공모 글에 도전하자고 결정했다. 올해 나는 여러 곳에 공모 글을 냈고 운 좋게 한 작품이 당선되었다. 내가 공모 글에 당선된 것은 나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주었고, 동아리 회원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었다. 


  예전에 글을 쓸 때는 구체적인 목적 없이, 직접 책을 만들기 위해 글을 차곡차곡 쌓아둔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때도 글을 쓰는 것이 아주 힘들었지만, 만족도는 높았다. 글 쓰는 것은 힘든 작업이다. 혼자 갔으면 벌써 지쳐 그만두었을지도 모를 일을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하니 벌써 2년이 되었다. 우린 가끔 그렇게 함께한 고마운 시간과 정성, 노력에 감동한다.


  어느 날 라인댄스 수강료를 내기 위해 새마을금고에 갔다. 새마을금고는 고객을 위한 문화센터가 있고, 노래교실, 라인댄스, 요가 수업이 있다. 나는 라인댄스 수업을 2년째 다니고 있다. 라인댄스 수업 중 좋은 글감이 눈에 보여 그걸 소재로 글을 쓰고 있었다. 몇 번 글을 쓰다 보니 공모 글에 대한 생각에 집중되었다. 기다리는 중에 새마을금고 사보가 눈에 띄었다. ‘그렇지, 이런 사보에도 글을 쓰는 곳이 있지!’ 제일 마지막 페이지에 글 보내는 주소가 있었다. 나는 이 메일 주소 사진을 찍었다. 당선 글에 2만 원짜리 커피 쿠폰을 준다는 안내문도 보였다. 목적에 맞는 좋은 글감도 생각하고 있는데 커피 쿠폰을 받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글을 다 쓴 후 메일을 보내려는데 주소가 틀렸다. 나는 그곳에 적힌 고객센터로 전화했다. 상담원은 “새마을금고 창립 60주년 글 공모전이 있다.”라며 바로 홍보과로 전화를 돌려줬다.


  안내를 받고 검색해서 포스터를 보고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됐다. 내가 쓰려고 했던 글은 바로 이런 이벤트의 주제와 목적에 딱 맞는 준비된 글이었다. 나는 써둔 글을 바로 보냈고 두어 달 후 당선작으로 뽑혔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가 글을 써서 상금을 삼십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나는 마치 30만 원을 300만 원을 받은 느낌으로 가족과 동아리 회원, 에세이 반, 글 벗들에게 음료를 대접했다. 그리고 나에게 글감을 제공한 라인댄스 수강생들에게도 음료를 대접했다. 내 글을 공유해 읽으며 자기들 이야기라며 선생님도 수강생들도 깔깔거리며 웃는데 정말 고맙고 신났다.


  “글을 쓰는 행위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아주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은 에너지를 ‘수동적’으로 ‘소모’하는 것에 가깝다. 그러나 글을 쓰는 행위는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창조’하는 쪽에 가깝다.” (정여울 작가의 끝까지 쓰는 용기.)라고 작가는 말한다. 글이 차곡차곡 쌓여 가는데 ‘나는 왜 멀미 나도록 글을 쓰고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치유의 효과가 아주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공모 글에 도전하는 것은 치유의 방법에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도전에 결과까지 좋다면 충족감이 높아질 것이다. 설령 떨어진다 해도 내게 손해 날 게 하나도 없다. 더 탈고되고, 더 정리된 결과물이 기록으로 남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공모 글에 도전은 글을 지속해서 쓸 수 있는 상당히 좋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공모 글을 쓸 때 나만의 tip 


1. 글을 공모할 때는 포스터에 나와 있는 내용을 꼼꼼히 읽고 숙지해야 한다. 주최 측이 원하는 공모 글의 주제, 목적, 글자 크기, 글 간격, 글자체 등 지정한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출해야 한다. 몇 년 전 내가 처음 글을 공모할 때 현수막에 있는 정보만 사진 찍어 이 메일로 제출했다. 주최 측에서 원하는 것에 충족하지 않은 상태로 제출하고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글감이 재밌는데 왜 떨어졌지.’라고 생각하며 속상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제출한 글에 내 이름을 턱 하니 써놓았고, 심지어 글자체와 글 포인트도 맞추지 않았다. 이러면 심사위원은 공모 글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없다며 심사에서 배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 포스터를 여러 번 읽고 내가 쓸 만한 곳인지 체크한다. 가족이 다니는 회사 사보에 글을 올리는 방법도 추천한다. 그러면 자녀들에게 부모님이 다니는 직장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자부심도 커질 것 같다. 공모 이벤트 포스터를 보면 내가 그동안 써 놓은 글을 수정해 꿰맞춘다. 이미 써 놓은 글 중에서 목적과 주제에 맞는 글을 선택해 수정하면 새로운 글이 탄생한다. 공모에 떨어졌다고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당선된다는 것이 우습다. 당선 당연히 안 된다. 지금 이렇게 도전해 보는 것은 씨앗을 뿌리는 과정이다. 이렇게 계속 도전해서 모아둔 씨앗이 언젠가는 나무가 되고 책이 될 수도 있다. 글을 공모하려면 힘 빼고 슬쩍 쓴 글을 제출할 수는 없다. 나는 글을 뇌뿐만 아니라 온몸으로 쓴다고 생각한다. 여러 차례 탈고를 거친 글을 마치 산모가 출산하듯이 제출하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다른 글보다 세밀하게 정성 들여 정리하는 단계가 거듭된다. 그렇게 목적과 주제에 맞춰 써둔 공모 글은 지금 바로 당선되지 않았다 해도, 언제든지 어디서든 사용할 곳이 생긴다.


3. 기록의 힘을 믿어라. 공모하려면 일단 글을 많이 쓰고 쌓아둘 필요가 있다. ‘뚜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올해 내가 여러 곳에 응모할 수 있었던 것도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써둔 글이 많아, 조금씩 탈고하며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는 자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4. 감사 일기나 메모장에 순간의 감정, 인상 깊은 상황을 간략히 메모하는 습관은 필수다. 날마다 쓰는 감사 일기에는 다른 글과 구별되는 소제목을 붙여라. 그러면 공모 주최가 원하는 주제와 목적에 맞는 글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제출한 공모 글은 다른 글보다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였다. 그러니 다른 파일로 묶어두면 찾기도 쉽고 책을 낼 때 응모 글만 한 챕터로 사용해도 좋다.


5. 글을 공모하기 위해선 계획적으로 글 관리가 필요하다. 공모 글을 심사할 때 인터넷 검색을 한다. 내 블로그, 브런치, 카페 같은 곳에도 올리지 말거나 비공개로 하고, 전략적으로 글을 저장해라. 그리고 공모 주최 측이 원하는 글을 찾아서 도전하면 된다.


6. 한글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서 정확하게 글을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 공모하는 주최 측에서 요구하는 분량을 체크한다. 한글 파일의 배너를 클릭하면 문서정보가 보인다. 그곳을 눌러 문서통계를 누르면 글자 수, 원고지 매수를 확인할 수 있다.


7. 공모 글을 제출하기 전에 인쇄해서 여러 번 낭독하라. 글쓰기 수업을 받을 때 선생님은 꼭 자기 글을 인쇄해서 소리 내어 읽어 보기를 강조하신다. 그러나 실천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사실 나도 그런 연습에 게으르다. 우연히 지자체 문화재단에서 후원하는 팟캐스트에서 내가 쓴 에세이를 낭독하고 녹음했다. 그냥 눈으로 읽는 글과 낭독 글은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 낭독을 여러 번 해보니 자꾸 말이 엉켜서 잘 읽히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공모 글을 제출하기 전에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어 보고 녹음도 해서 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더 어울리는 단어와 문장, 내가 자주 쓰는 접속사, 서술 어미까지 발견하게 된다. 읽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고 말하듯이 읽을 때 완성도가 높다. 특히 대화체 글에서 잠깐 쉬어가야 할 부분에 의성어도 첨가하면 더 생동감이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해서 공모 글에 도전하면 될 것이다. 


  우리 딸은 “엄마는 운동도 하고 손주 돌봄만 해도 바쁜데,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와서 글을 쓰냐?”라고 묻는다. 물론 무척 바쁘고 힘들다. 하지만 나는 나에게 주어진 아주 적은 시간을 이용해 글을 한 편씩 완성했을 때 더 큰 희열과 보상받은 느낌이다. 월남전 때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던 어떤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기 처지를 비관하지 않았다. 무료한 시간을 날마다 골프 스윙 연습을 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그는 사면되었고 실제 골프 라운딩에서 좋은 타수가 나왔다고 한다. 나는 차로 20분 걸리는 골프 연습장을 40분 걸어서 간다. 걸어가면서 글감도 찾고, 내 글을 수정하는 작업을 머릿속으로 꾸준히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습관이 생겼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선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단번에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그 경험이 헛되고 쓸모없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든 해보면 경험이 쌓이고 그 경험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도움이 될 때가 많다.

  공모 글에 당선되지 못해도 괜찮다. 그러니 일단 도전해 보자.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도전하면 된다. 작은 성공이라도 스스로 해내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결국 작은 성공이 모여서 큰 성공이 되는 거다. 나에게 이런 성공 쌓기 경험은 생활의 큰 활력소가 된다. 오늘도 나는 글을 쓰고, 공모 글이 있는 곳을 검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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