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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Jan 05. 2024

부드러운 듯 강렬한, 얌전한 듯 격렬한 소주

- 해치는 거친 파도를 거스른다, '해치소주44'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기존에 음주하였던 술의 다른 도수를 가지고 왔다. 어제 소개하였던 '경복궁소주24'가 한 층 낮은 도수를 이야기 했다면, 오늘은 그 반대로 두 배 높아진 알코올 함유량을 자랑하는 술이다. '해치소주44', 아름다운 디자인과 맛으로 개인적인 궁금증을 이끌어 냈던 매력적인 증류주이다. 과연 도수가 높아지면서 맛이나 향에서 어떠한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와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해치는 거친 파도를 거스른다, 해치소주44

병이나 도안 자체는 '해치소주22'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닫아놓는 형식의 뚜껑도 그렇고, 전면에 보이는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전통미를 담은 해치 그림 역시 그대로이다. 다만, 도수가 달라짐에 따라 테두리를 비롯한 일부분의 색깔이 비교적 얌전했던 초록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화했는데, 이 때문인지 확실히 이전보다는 조금 더 강려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참.. 이 라벨의 디자인은 언제 보아도 참으로 예술적이다.


'해치소주44'는 '농업회사법인 해치소주'가 만들어낸 작품으로서, 22도에 비하여 보다 높은 도수가 선사하는 매력을 맛볼 수 있다.


고소한 곡물의 향기와 시원한 배향이 풍기며, 숲 속에서 깊은숨을 들이마시는 듯한 상쾌한 풍미를 자랑하고, 전통의 우리 누룩만을 사용해 누구나 만족스러운 본연의 향미를 뽐낸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44도, 가격은 22,000원. 적당한 양에 누가 마셔도 고도수라고 말할 수 있는 알콜함유량, 최근 나오는 전통주가 가진 일반적인 가격을 띄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지갑이 부담되지 않다는 소리는 아니다. 술의 가치가 올라감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눈물을 머금을 수밖에..

잔에 따른 술은 늘 그렇듯 고요하고 투명하다. 참으로 깨끗해 보이는 색이다. 이 고요한 물 안에 그리 강한 도수를 숨기고 있다니, 어찌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코를 가져다 대니 곡물의 고소한 향기와 함께 맵싸한 알콜이 잔으로부터 흘러나온다. 상당한 고도수임에도 알콜이 가진 역함이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전혀 없으며, 기대했던 것처럼 과실의 향이 크게 나타나는 술은 아닌 것 같다. 알콜이 가진 순수함에 더하여 후추, 풀 등이 자리 잡고 있는 상태고, 약간 미네랄리티 적인 느낌도 지니고 있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니 맵싸한 알콜이 혀를 안아준다. 미미한 감미와 알콜, 고소함과 고미와 철분 등의 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혀에선 44도라는 도수를 그대로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술을 삼킨 후에는 속을 뜨겁게 덥히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맛이 부드러운 듯 거 친면이 있다. 이전에 음주하였던 '해치소주22'는 순수한 알콜의 부드러움을 즐기는 것을 중점에 두었다면, '해치소주 44는' 고운 듯 야생적인 풍미를 지니고 있는 친구이다. 탄산이 전혀 없고 질감 자체는 매끄럽기에 혀에서부터 목넘김까지의 과정은 가볍게 느껴지나, 맛과 향이 가지고 있는 도수의 강렬함에 장대비를 맞듯이 몸이 젖어간다.


목넘김 이후에는 술이 가진 특유의 알콜 향미와 미세한 철분, 씁쓸함 거기에 더하여 목구멍 아래로 몸이 따뜻해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술이 입 안에서 사라진 이후에도 그 맛매가 생각보다 오래 남기에 한 잔을 마신 뒤 눈을 감고 여운을 즐기면 좋을 듯하다.


가벼운 바디감에 코와 입이 동시에 즐거울 수 있는 풍미를 선보인다. 도수에 비하여 충분히 부드럽다고 말할 수 있는 술이지만, 어디까지나 도수에 비해서니 자신이 고도수에 강한 편이 아니라면 22도를 마시는 것이 좀 더 좋아보인다. 참고로 '해치소주44도' 같은 경우는 술을 그렇게까지 즐기지 않는 친구와 함께 마셨는데, 그 친구 입장에선 확실히 부담스럽다는 제스처를 보여주었다.


잘 만든 소주라고 생각된다. 도수를 유지하면서 방해되는 부분을 잘 다듬었고, 증류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마음에 들어할 수 있을만한 술이다. 혀나 입을 포함한 마시는 순간보다는 혀에 담근 후에 도수를 보여주는 친구이기에 따뜻해지는 몸과 함께 젖어가는 알콜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음주해 보길 바란다.


안주는 소주 안주라면 다 잘 어울릴 것 같은 술이다. 개인적으론 국물이 있는 안주를 추천하고 싶다. 매운탕에 한 잔씩 마시니 정말 술술 들어가더라.


'해치소주44', 부드럽고, 강렬하다. 최근 술을 마시면서 드는 느낌이 확실히 증류주들의 수준이 다 올라갔다. 어떤 것을 마셔도 다 맛있게 느껴지니 혹여나 내 혀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당연히 상이하다. 10%, 혹은 그 이상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판매처를 잘 살펴본 후에 구매하길 바란다.


부드러움 속에 강렬함을 간직한 '해치소주44'의 주간평가는 3.8/5.0 이다. 파도가 맞닿으니 취하지 않을 수가 있나.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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