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꿀과 함께 피어나는 향긋한 과실, '코아베스트 보쉐'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흔히 말하는 '벌꿀술'을 한 병 가지고 왔다. 미드(mead)라고도 부르는 이 술은 자연스럽게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다 보니 그 역사 또한 굉장히 긴 주종인데, 평소에 볼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다가 오랜만에 눈에 띄어 이렇게 들고 오게 되었다.
'코아베스트 보쉐', 케이스도 특이하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술은 더 특별한 친구이다. 벌꿀을 간직한 이 작품은 과연 어떠한 맛과 향을 선사할지, 기대와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꿀과 함께 피어나는 향긋한 과실, 코아베스트 보쉐
겉으로 보이는 외관부터 굉장히 독특하다. 아무리 술에 대한 정보를 병에 적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보통 이름은 써놓기 마련인데, '코아베스트 보쉐'는 눈으로 보면 알 수 있듯이 병에선 그 무엇도 찾을 수 없다. 술의 모든 이야기는 마개에서 흔들거리는 라벨지에 나타나 있고, 병은 그저 안쪽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색의 보석이 찰랑이며 마시는 사람을 반기고 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특별하다는 생각이 드는 디자인이었다. 병에 아무것도 적어놓지 않다니, 그 덕분인지 조금 더 술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코아베스트 보쉐'는 '코아베스트브루잉'에서 천연 아카시아 벌꿀의 색과 맛, 향을 살려서 만든 술로서,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향미를 지닌 저도수의 미드(꿀술)이다.
고온에 가열하는 캐러맬라이징 과정을 거친 뒤 발효하여 황금빛 색과 향은 더욱 진해졌으며, 마쉬멜로우가 생각나는 단내에 향긋한 풀내음이 더해져 달달함을 머금은 향미가 상당히 풍부하게 퍼진다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기분 좋은 산미까지 느낄 수 있다고.
제품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11.5도, 가격은 29,000원. 혼술 하기 딱 좋은 용량과 도수, 그렇지 못한 가격을 지니고 있다. 양이나 알콜함유량만 봐서는 가볍게 즐기기 좋은 듯한데, 가격이 쉽지 않다. 엔트리급 위스키와 비슷한 정도이니.. 어지간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잔에 따른 술은 진한 꿀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빛깔을 선보인다. 적색에 가까운 짙은 주황색으로 보이며, 흔히 위스키에서 볼 수 있을법한 호박색의 자태를 뽐낸다. 색깔이 참으로 매력적이다. 마치 굉장히 진한 보석을 그대로 술에 담아 놓은 것 같다.
몇 번 흔들어 코를 가까이 하니 달짝지근하면서도 향긋한 향이 잔을 타고 흘러나온다. 샤인머스캣, 아카시아, 꿀, 포도 등 상큼하면서도 플로럴한 느낌이 들며, 알콜의 냄새는 일절 느껴지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생김새와도 같이 향 역시 상당히 매혹적이다. 사실 색깔만 보고서 너무 묵직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달콤한 꽃향기가 코를 가져다 댈수록 절로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과실과 꿀의 향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부드러운 술이 입 안을 채워준다. 샤인머스캣 같은 과실에서 느낄법한 산미가 먼저 혀를 건드리고 곧이어 꿀의 단 맛과 함께 미약한 씁쓸함이 찾아온다. '미드'라고 하여 단 맛이나 단 향이 가장 부각되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외외로 과실의 산미가 향과 맛에서 좀 더 잘 느껴진다. 다만 그 산미는 어디까지나 입맛을 돋우는데에서 그치기에 그 뒤에 찾아오는 감미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정말 약하게 탄산감이 존재한다. 말 그대로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정도로서, 술을 마시는 데는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 과실의 상큼함을 퍼뜨린 후에는 고운 질감으로 목구멍을 넘어가며, 목넘김 이후에는 약간의 풀내음과 감미, 산미를 남겼다가 깔끔한 여운을 선사한다.
꿀이 들어갔지만 진득이거나 끈적인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적당한 바디감에 살짝 몽글거리는 질감을 가졌고, 과실의 향미를 양쪽에 뿌리며 넘어가기에 입과 코가 모두 즐거울 수 있는 작품이다. 어느정도 드라이한 맛매를 지닌, 상큼한 포도에 핀 꽃의 꿀을 술로 빚는다면 이러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술 자체가 확실히 가뿐하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기분 좋은 산미를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인공적인 느낌 하나 없이 포도류의 과육을 그대로 담은 술이 좋은 향을 마신 것처럼 입 안에서 퍼져나간다. 식전주로 딱 적합한 느낌을 지니고 있고, 이런 류의 술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큰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곁들일 안주는 가급적이면 가벼운 음식을 추천한다. 술을 중심으로 즐겼을 때 조금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품이며, 과일, 치즈, 크래커 등과 함께하는 것이 괜찮아 보인다.
'코아베스트 보쉐', 향긋한 산미가 인상적인 술이었다. 일절 부담 없이 기분 좋게 즐긴 술이었고, 이 양조원의 다른 제품이 궁금해졌다.
판매처에 따라 정말 가격이 상이하다. 20%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꼭 구매처를 잘 살펴보길 바란다. 나도 모르고 구매했으니..
상큼한 과실과 꿀의 아름다운 조화 '코아베스트 보쉐'의 주간 평가는 4.3/5.0이다. 샤인머스캣과 함께 하는 꿀이 주는 향미에 퐁당 빠져버렸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