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크를 덧입힌 여유로운 향미, '모월 인 오크'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오크에 담긴 증류식 소주를 한 병 가지고 왔다. '모월 인 오크', 이전에 이 증류소에서 빚어내 소주가 상당히 만족스러웠기에 이렇게 또다른 제품을 들고 오게 되었다. 겉보기부터 외국에서 온듯한 이 친구는 과연 어떠한 풍미를 보여줄지, 기대와 함께 음주해보도록 하자.
오크를 덧입힌 여유로운 향미, 모월 인 오크
일단 겉으로 보이는 외관부터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전통주보다는 우리가 흔히 위스키에서 볼법한 얼굴을 지니고 있으며, 굵은 몸통과 적당히 긴 병목의 끝은 '모월(母月)'이라고 적힌 한국적인 나무 마개로 마감되어져 있다. 전면부의 라벨 역시 증류식 소주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MOWALL IN OAK'라는 술의 명칭과 함께 빼곡하게 쓰여져 있는 영어는 이국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거기에 더해 병 안쪽으로 비춰지는 술의 빛깔 역시 기존의 전통주에 비해 색다른 매력을 가져다 주고 있다. 동서양의 조화, 꽤나 마음에 드는 면이다.
'모월 인 오크'는 강원도 원주시 '협동조합 모월'에서 첨가물은 전혀 추가하지 않은채 원주의 맑은 물로 자란 토토미와 누룩, 물만을 사용해 빚은 증류주이다.
정통 방식으로 2단 담금을 통해 발효한 후, 동증류기를 이용해 상압식으로 생산하였으며, 여기에 오크 숙성까지 더해 본연의 풍미와 부드러운 목넘김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41도, 가격은 45,000원. 혼자 마셔도 좋고, 둘이 마셔도 적당한 양에 일반적인 위스키와 비슷한 정도의 알콜 함유량, 가격 역시 엔트리급 위스키와 비슷한 금액대를 지녔다.
잔에 따른 술은 영롱한 호박색을 뽐낸다. 보석이 녹아든 것 같은 자태는 깨끗한 표면과 더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선보이며, 잔벽을 따라 떨어지는 술방울은 매끄럽기만 하다.
이어서 코를 가져다 대니 꽤나 달달한 오크향이 잔을 타고 흘러나온다. 꿀과 오크, 젖은 나무와 후추, 바닐라 살짝, 토스트, 다크 카카오, 가죽 향이 등이 맴도는 상태이고, 젖은 나무와 다크 카카오 위로 꿀의 단내가 더해져 일렁인다. 끝부분으로 갈수록 가죽과 후추가 손을 흔드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41도라는 상당한 고도수에도 불구하고 알콜의 역한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게 장점이다. 전체적인 향들이 큰 어긋남 없이 어우러져 있기에 아랫쪽에 머무는 생강과 후추 내음까지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시원하면서도 알싸한 술이 입 안을 채워간다. 다크 초콜릿과 꿀, 곡식의 고소함, 메밀, 젖은 나무, 거기에 숯을 덧입힌 듯한 풍미를 가져다 주고, 위스키의 특징이 강하게 두드러졌던 향과는 달리 깨끗한 증류식 소주의 특성도 따라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맛이 상당히 깔끔하다. 강한 알콜이 가져다 주는 뜨거운 면모는 비슷한 도수에 비해 적다고 말할 수 있으며, 젖은 나무와 알콜이 섞인 듯한 맛이 끝에서 미미하게 설레는 특징이 있어 이 부분은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목구멍을 넘어간 후에는 젖은 나무와 가죽, 알콜 등이 혀에 머무르고, 코에는 토스트된 다크 카카오와 젖은 나무 등의 향이 남았다가 사라진다. 목구멍 아래로는 작은 전등이 켜진듯한 따뜻함이 잠깐동안 비추다가 흩어진다. 여운의 길이는 4~5초 정도로, 천천히 코에서 날라가는 마무리를 감상하기에 적합하다.
다크초콜릿과 오크에 담긴 증류식 소주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크게 모난 곳이 없으며, 알콜이 부담스럽게 자리잡고 있지도 않아 부드럽게 다가온다. 보통 오크에 숙성된 작품의 경우 강렬한 풍미로 인해 쉽사리 즐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모월 인'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향미를 가져다 주기에 한 번쯤 음주해보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핑거푸드, 치즈, 비스킷 등 간단한 한입거리를 추천한다. 치즈 한 점과 모월 인 오크 한 잔은 꽤나 좋은 조화를 보여줄 것이다.
'모월 인 오크', 부드러운 오크의 향미를 증류식 소주와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적당한 여유로움이 하나의 멋으로 작용한다.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10% 정도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으니 잘 보고 구매하도록 하자.
오크에 담긴 소주, '모월 인 오크'의 주간평가는 3.9/5.0 이다. 오크를 덧입힌 여유로운 향미를 느껴보자.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