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상규 Dec 14. 2023

돈을 지불하는 이유 : 나 대신 불편해지셨으니,

편리함과 불편함이라는 줄다리기

배달음식의 수수료로 인해 조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그 편리함을 어떻게 뿌리 칠 수 있겠는가.

특히 이제는 골목골목 숨어버린 배달음식점들을 어플에서만 만날 수 있으니 배달을 끊을 수는 없다. 그런 배달음식점을 보면서 생각했다.


우리 인생은 누군가 편하면 누군가는 불편하구나. 누군가의 불편이 누군가를 편하게 만들었구나.


내가 가만히 앉아있음으로 인해 음식을 만드시는 분은 불편하다. 커피를 만드시는 분은 불편하다. 나 대신 불편해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돈을 지불한다.

내가 가만히 앉아서 음식을 받음으로 인해 라이더분들은 불편하다. 그분들은 비가 와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나에게 편안하게 음식을 제공해 주신다. 나 대신 불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돈을 조금 드린다.


이게 기본적인 시장경제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점점 편해지려고 하고, 누군가는 그 편안함을 노려서 점점 돈을 만들 구석을 발견한다.

그러니 상대방의 불편한 점을 꼬집어내고, 설령 불편하지 않다고 느껴도 불편한 것이라고 게스뢰이팅 (사업적 가스라이팅)을 통해 돈 만들 구석을 발견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 비가 올 때 신발 젓는 것이 '불편'해서, 차를 구매하진 않았지만, '편한' 장화를 구매했다.

그런데 그런 예쁜 장화 찾는 것이 '불편' 해서 유튜버의 도움을 받아 '편하게' 알아보고 구매했다.


나는 오늘 카페에 왔다. 내가 집에서 커피를 사서, 갈아서, 내려먹는 것이 '불편'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500원을 냈고, '편하게'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나는 오늘 강의하는 고등학교에서 집까지 걸어 다니는 것이 '불편' 했다. 그래서 1250원을 지불하고, 버스라는 '편함'을 얻었다. 많이 편하진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타는 출근버스였기 때문이다. 아마 1250원만큼 편했을 것이다.

1000원이 아닌 1000만 원의 소형차를 샀다면 좀 더 편했겠지?


삶이 불편하지 않다면, 누군가 나를 위해서 불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설령 그것에 대한 정당한 값을 지불하더라도. 그것은 감사의 표시일 것이다.

사람들이 값에 대해 '불편' 할 때는 가격에서 기대한 '편안함'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에게 물어본다.



1. 내가 오늘 지불한 것에 대해 모두 '편함'을 받았는가.

2. 나는 오늘 누군가 으  지불에 대해 충분한 '편안함'을 주었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죄송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으로 일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