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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빛의 모래 바다 - 월비스 베이

by 윤재

붉은빛의 모래 바다

끝없이 펼쳐진 붉은 모래 바다, 나미브 사막은 대자연이 빚어낸 한 폭의 살아 있는 그림입니다.

영국 BBC가 선정한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지 40’에서도 놓치면 안 될 여행지로

선정된 아름다운 사막!


모래 속의 철 성분 때문에 사막 대부분이 붉은빛을 띠는데 햇빛을 받으면, 그 붉은빛은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특히 명암 대조가 뚜렷한 일출과 일몰 시간은 놓치고 싶지 않은 사진 촬영의 명소가 될 뿐만 아니라 광활한 사막과 모래 언덕은 영화의 촬영 배경지로 종종 등장합니다.


2015년 공개된 조지 밀러 감독이 감독한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편에서 주인공인 샤를리즈 테론과 톰 하디는 120여 일간 나미비아에 머물며 모래바람 속에서 웅장하고 거친 추격전을 촬영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영국의 한 여행사는 23일간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 사막을 가로지르며 나미비아의 황량하고 신비한 풍광을 감상하는 여행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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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크루즈를 계획할 당시는 호주의 시드니에서 출발하여 브리즈번, 발리, 싱가포르, 콜롬보를 지나 인도양을 거쳐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여 지중해로 들어서는 일정이었으나 예멘의 후티 반군의 위협 가능성 때문에 노선이 변경되어 시드니에서 호주의 freemantle을 지나 인도양을 거쳐 모리셔스 섬을 기항하고,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을 거쳐 아프리카 몇 곳을 머물렀다가 유럽으로 가는 일정으로 바뀌게 되었지요. 아프리카는 관심 외의 지역이었으나 이번 기회에 아프리카도 스치듯 둘러보게 되었지요.


오늘은 아프리카의 세 번째 기항지 왈비스 베이(Walvis Bay,Namibia)에 기항하는 날입니다.


배가 예정보다 2시간이나 늦게 도착하게 되었지요. 늦은 도착으로 혹시 투어가 취소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가 신청한 투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월비스 베이(Walvis Bay)는 나미브 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사실로 인해 1878년 영국이 이곳을 합병하게 되었고, 영국은 이곳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영토에 추가했습니다. 1994년이 되어서야 현재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월비스 베이를 나미비아에 반환했습니다. 이 항구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가혹한 사막 중 하나인 광대한 나미브 사막과 나미비아가 서드웨스트 아프리카(Sudwest Afrika)라는 독일 식민지였던 먼 시대의 유산인 독일의 옛 마을 스바코프문트로 가는 관문입니다.

월비스 베이(Walvis Bay)는 거대한 모래 언덕, 달빛 풍경, 염수층이 있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지닌 나미브 사막(Namib Desert)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는 아름다운 해안 도시로, 대서양에 접해 있습니다. 이곳은 풍부한 해양 생물과 환상적인 경관으로 유명하며, 특히 고래 관찰, 낚시, 스노클링 등 다양한 수상 활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나미비아는 몽골에 이어 인구 밀도가 가장 적은 나라 중의 하나로, 아연과 구리 등 다양한 광산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연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금속으로, 나미비아의 오프와 한스 지역에서 활발히 채굴되고 있습니다. 구리 또한 중요한 자원으로, 칼리굴라와 같은 지역에서 대규모로 생산되며, 전 세계 시장에 공급됩니다. 이러한 자원들은 나미비아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광산 개발은 환경 문제와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왈비스 베이 인근에는 유명한 나미브 사막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 중 하나로, 붉은 모래 언덕과 독특한 식생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일출과 일몰 때 사막을 물들이는 환상적인 색은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합니다. 사막에서는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으며, 사막 탐험 투어나 ATV 투어도 인기가 높습니다. 이곳의 광활한 자연은 궁극적인 평화로움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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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여권 파워가 미치지 않는 곳이기도 했고, 우리는 비행기로 입국하는 것이 아니라 배로 입국하는 것이기에 사전 비자 준비도 긴 시간과 많은 경비가 소요되었습니다.


아프리카 기항지의 경우, 선내에서 운영하는 투어를 신청해서 다녀왔습니다. 통상적으로 크루즈 선사가 운영하는 투어는 로컬 여행사가 운영하는 투어에 비해 비싸기는 하지만, 귀선의 안전성이 답보되기 때문에 교통 인프라가 원활하지 않거나 정보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선사가 운영하는 투어를 신청했습니다. 여기 월비스 베이도 예외가 아니어 우리는 나미브 사막 탐험을 신청했습니다. 9명이 한 차량에 탑승했는데, 가이드 겸 기사인 John이 알기 쉬운 영어로 설명을 차근차근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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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브 사막은 끝없이 펼쳐진 붉은 모래 언덕과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긴 그림자들로 가득합니다. 태양이 떠 있을 때, 언덕의 곡선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감탄을 자아내고, 밤이 오면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John이 알려줍니다. 모래의 고요한 부드러움은 발걸음마다 사라지며, 바람에 실려 오는 고요한 소리와 함께 사막의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이곳에서의 순간은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 거미, 뱀, 카멜레온, 나미브 모래 여우, 나미브 바닥 쥐, 다육식물인 소철 등 이 사막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강건함을 보여주는 John의 손길에서 생명과 생존의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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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 그 황량한 아름다움 속에는 극명한 빈부 격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떤 자료에는 120배의 격차가 그들 사이에 놓여있다고도 합니다. 사막의 붉은 모래 언덕이 마치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킨 듯, 일부 지역에서는 화려한 리조트가 세워져 있어 부유한 이들의 여가를 즐기게 합니다. 반면, 인근의 작은 마을들은 열악한 생활 조건에 놓여, 사막의 고독함과 함께 생존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두 세계가 공존하는 나미비아는 극한의 아름다움과 비극이 얽힌 복잡한 현실을 드러내며, 자연의 장관 속에도 인간의 삶이 얼마나 상반된 지를 일깨워 줍니다.


멋진 석양을 배경으로 대서양 바닷가에서 준비된 상쾌한 스파클링 와인, 오렌지 주스, 스낵 등의 간식 시간은 품격이 있게 제공되어 사막의 멋진 풍광과 더불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깨끗한 이동식 화장실도 준비되어 있고, 그 화장실 안에 손을 닦을 수 있는 세면대 수도 시설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간식 시간 후 이동한 바닷가에서 홍학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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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비아라는 국명은 나미브 사막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나미브"는 "바다에 대한 먼 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사막이 대서양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특성을 반영합니다. 이 사막의 독특한 경관과 생태계는 나미비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국가 이름에 담긴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나미비아, 왈비스 베이를 하루 보고 떠납니다.


왈비스 베이를 떠나며, 그곳의 경치와 생명력이 제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대서양의 바람과 함께 느꼈던 그 순간들은 단순한 여행의 기억을 넘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막의 고요함 속에서 느낀 존재의 의미와,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함께 떠올리며, 저는 그들에 대한 연민과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왈비스 베이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경치 구경이 아니라, 삶의 소중함과 그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깊은 성찰을 안겨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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