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들, 오늘 아침 이상하다.

by bony

아들은 이제 어엿한 중학생이다.

여드름이 얼굴을 다 덮었고, 목소리도 변성기가 왔는지

아주 굵직하다. 사춘기라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해대면

'제가 알아서 할게요!'하고 쓱 자기 방으로 들어가기 일쑤이다. 그래도 바로 작년까지만 해도 말은 좀 들었는데, 이젠 내가 하는 말은 귀에 들어가지 않나 보다. 수학 한 장 푸는데 분명 어려운 문제도 아닌 기본 연산에 불과한 문제인데도 한두 시간은 기본이다.

하기 싫은 거지...

특히 눈에 띄게 달라진 건 남편이 아들이 예쁘다고 안아주려고 하면 짜증을 내는 것이었다. 남편은 사춘기라 이해는 하지만 못내 서운해했다.

그런데 다행인지 아닌지, 우리 아들은 다른 여느 사춘기의 친구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만나 온 엄마들의 모임에 가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는다. 솔직히 우리 아들보다 더한 친구들도 있다.

엄마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

분명 초등학교 때는 엄마들의 의욕이 넘쳤었다.

다들 서울대가 목표였다. 초등학생 되기 전부터 사교육을 엄청 시켜댔다.

특목고를 꿈꾸는 아이들이 넘쳐났고... 우리 집 애는 수학을 잘한다는 둥, 영어를 잘한다는 둥, 미술을 잘한다는 둥 했다. 단위학급 영재반은 누구나 들어갔다.

시험을 쳤다 하면 다들 백점이었고...

그때 엄마들은 학교 시험은 백점 맞아야 줘 하며 으스대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중학생이 된 지금, 저마다 그렇게 자식자랑을 하더니 이젠 절대 안 한다. 아니 못한다.

입을 모아 말한다. 자랑할 게 있어야 자랑하지...

이젠 반대가 되었다. 누구 애가 사춘기가 더 세게 왔는지 배틀하는 것 같다.

더 무서운 건 아직 중1이라, 중2병이 안왔다는 사실이다. 더 큰 놈이 오는 중이다.

그런데...

어제 아침 일이었다. 일요일이라 오래간만에 온 식구가 늦잠을 자고 있었다. 아들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남편에게로 달려가는 게 아닌가?

남편에게 뽀뽀를 한 것이다.

남편은 너무 신나 했다.

우리 아들이 일어나자마자 뽀뽀해 주었다며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기세였다.

아니, 갑자기 왜?

자초지종을 듣자 하니, 아들의 꿈에 남편이 죽었다고 했다. 그래서 놀라서 안방으로 달려가 남편의 생사를 확인하고 뽀뽀해 준 것이었다.

"내가 죽어야 뽀뽀를 받는구나."

남편은 좋아하면서도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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