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시, 기괴함 주의
주제, 표현 주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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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가 빠지는 속도로 사랑하기>
너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우수수, 내 앞니 두 개가 식탁 위로 쏟아졌다
너는 당황하지 않고 숟가락으로 그것들을 떠먹었지
"아, 이건 칼슘 맛이 나는 고백이구나."
우리의 키스는 뼈와 뼈가 부딪히는 공사장 소음
혀를 섞을 때마다 잇몸이 무너져 내리고
나는 너의 입안에서 헐거워진 어금니를 발견해
그걸 뽑아내면 우리의 연애도 끝이 나는 걸까?
사랑니가 자라던 계절에는
우리는 퉁퉁 부은 볼을 비비며 서로를 앓았다
고름이 차오르는 걸 열정이라고 착각하면서
치과 의자는 고문 도구처럼 차갑고
의사는 마스크 뒤에서 웃고 있어
환자분, 사랑을 너무 세게 씹으셨네요. 뿌리까지 다 녹았습니다.
윙윙거리는 드릴 소리가 뇌를 파고들면
나는 마취도 없이 너의 이름을 뱉어낸다
피 섞인 침을 뱉는 타구 안에서
우리가 나눈 약속들이 둥둥 떠다니며 소용돌이치는데
이빨이 다 빠진 노인처럼
우리는 서로의 살을 오물오물거리며 밤을 보내야 해
딱딱한 진실은 씹을 수가 없으니까
부드러운 거짓말만 삼키면서
목구멍이 막힐 때까지
내 입안은 이제 텅 빈 동굴이야
바람이 불면 휘파람 소리가 나고
네가 들어오면 메아리가 울려
사랑해... 랑해... 해
하지만 그건 잇몸이 시려서 내는 비명일지도 몰라
베개 밑에 빠진 이를 넣어두고 잤는데
이빨 요정은 오지 않고
네가 내 입을 벌려 남은 치아마저 가져가 버렸지
목걸이를 만들겠다고 했었나
나의 저작 활동은 이제 끝났어
나는 너를 씹어서 소화할 수 없고
그저 꿀꺽, 삼키거나
기도가 막혀 죽거나
입을 벌려봐
우리, 서로의 텅 빈 입을 보여주자
검붉고 축축한 그곳으로
서로의 머리를 집어넣고
다시는 나오지 말자,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