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견디다 보면 강해져요

(feat. 아쉬탕가 수련기)

아쉬탕가라는 요가 종류가 있다. 고전 요가 축에 속하는 장르인데, 템포도 빠르고 강한 근력을 요한다. 특이한 건, 어떤 나라에서 수련을 하던 정해진 순서와 방법으로 수련한다. 원래는 스승이 허락하기 전까지 자기 수준에 맞는 단계를 지켜야 한다고 하더라. 풀 시퀀스를 다하면 거의 2시간은 되는 것 같더라.. 아쉬탕가를 수련하다 보면 힘든 들지만, 몸을 계속 움직이다 보니 잡념이 사라지고 속근육이 단단해지는 기분이 든다.

아쉬탕가에서 특히 자주 나오는 동작은 바로 ‘차투랑가 단다 아사나’  - 산스크리트어로 차투랑가는 사지, 단다는 막대를 의미한다고 한다. 플랭크 + 팔 굽혀 펴기가 믹스된 자세로 보면 된다. 쉬운 동작 같지만, 전신 근육을 써야 올바른 자세가 나오다 보니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요가 수련 초기엔 내가 할 수 없는 동작이라 단정 지었다. 일단 팔 굽혀 펴기를 못하던 때라서 팔이 내 몸의 무게를 2초도 버티지 못했다. 그렇지만 자주 나오는 자세인 만큼 정복해보고 싶어서 온몸을 바들바들 떨어가며 동작에 도전했다.

<마음에도 근육이 붙나봐요> 중에서

처음엔 철퍼덕 배가 바닥에 바로 닿고, 그냥 포기하고 무릎 대고 수련하다가도, 버티는 시간을 아주 미세하게나마 조금씩 늘려나갔다. 팔에만 힘을 주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힘을 전신에 고루 분산하며 노하우를 쌓아 갈 때쯤, 이 동작이 더 이상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이제는 팔을 구부린 상태로 유지하며 견디는 연습을 해나가는 중이다.

 

몸으로 활을 만드는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를 연습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누워서 엉덩이만 드는 브리지 자세에서, 용기를 내어 손을 짚어 정수리만 대보다가, 팔을 서서히 펴고 견디는 연습을 했다. 이 자세를 성공한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나도 아직은 할 때마다 신기하다. 그래도 진짜 내 몸이 가동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견뎌보면 확실히 되긴 되더라. 포인트는 조급해하지 않는 것, 내 옆 매트 수련자와 비교하지 않고 내 속도에 맞춰서 견뎌보는 것.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그 사람과 나는 모든게 다르니까.

요가인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는 AM327 작가님의 책

언젠가는 꼭 요가 아사나의 꽃 ‘머리 서기’ 자세를 성공해보고 싶다. 소위 그랜절이라고도 부르는데, 이건 견뎌본다고 될 수 있는 자세인지는 의심스럽다. 그래도 이왕 요가를 꾸준히 배우는 김에 꼭 한 번 성공해보고 싶다. 욕심내지 않고 단계별로 견디다 보면 코어가 강해지고 다리도 하늘 위로 뻗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