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기록 수집하기
올해 체감하는 사계절은 봄 여르으으으음 갈 겨우우우우울. 예고도 없이 성큼 겨울이 오고 있다. 반팔을 입고 다니던 10월 초, 길을 가다 호빵을 팔던 편의점을 보면서 ‘엥? 벌써 호빵을 판다고?’라고 갸우뚱했던 게 엊그제인데, 이제는 아침저녁이면 단팥, 피자, 야채 호빵이 생각나는 날씨가 되었다. 가을을 보낼 새도 없이 피부에 와닿는 공기가 차가워졌고, 서둘러 옷장 속 먼지가 채 털리지 않은 코트와 경량 패딩을 주섬주섬 꺼내 입는다. 대중교통과 식당은 에어컨을 다급히 정리하고 히터를 튼다. 트렌치 코트 개시도 못했는데 패딩이라니. 기록할 새도 없이 짧은 2021년의 가을이었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짧았던 시간 대비 추억할만한 거리는 꽤 있었다.
[걷고 걷고, 또 걷고] 사계절 중 가을을 제일 좋아하는 이유는 걷기 좋은 온도, 깨끗한 하늘, 선선한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여름과 가을 사이 오빠와 친구들과 가족들과 많이 걸었다. 서울 성곽길, 서대문 안산 자락길, 청주 청남대, 경의선 숲길, 늘 차로 다니던 우리 동네, 한강 등등 주말이고 비만 안 오면 무조건 나가서 걸으며 가을을 만끽했다. 걷다 보면,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느낄 수 없는 계절과 날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걸으며 보이던 여름과 가을 사이 풍경들이 아름다웠다. 갑자기 추워지는 바람에 더 많은 곳을 걷지 못해 아쉬울 다름.
[코로나 백신 접종] 드디어 코로나 백신을 다 맞았다. 겁도 나고, 맞고 나서 1,2차 모두 3-4일은 푹 쉬는 바람에 가을을 허비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나는 일반 병원이 아닌 접종센터라 꽤 운영규모가 큰 곳이었는데, 여전히 의료진분들을 포함해 참 많은 분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느꼈다. 겨울을 돌아보는 글을 쓰고 있을 때쯤이면, 많은 이들의 긴 겨울도 끝나 있을까? 진심으로 그랬으면 좋겠다.
[독서의 계절] 가을은 독서하기 제일 좋은 계절이 고하니, 의식적으로 책을 손에 많이 붙들고 있으려 노력했다. 집중력이 약한 편이라 앉은자리에서 책 1권을 완독 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적어도 한 번 펴면 30분은 붙잡고 있는 연습을 했다. 아무쪼록 계절, 날씨 핑계 대지 말고 책은 꾸준히 읽어야겠다. 좋은 output을 내기 위해서는, 꾸준히 좋은 콘텐츠를 input 하는 과정도 병행해야 함을 요즘 더욱 느낀다.
가을이 제일 소중한 계절인 이유는 그만큼 마주하는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를 여행해봤다면, 우리나라 가을만큼 최고의 날씨는 없다는 것에도 공감할것이다. 별거 기록할 새도 없이 짧은 2021년의 가을이긴 했지만, 얼마 없는 소중한 가을이니 더 소중하게 기록해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