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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Oct 29. 2021

7. 꾸준히 궁금해하기

어느 날 문득 버스에서 핸드폰을 계속 쳐다보니 멀미가 났다.  창밖을 보며 멍을 때렸다. 그냥 있자니 심심해서 창밖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혼자 속으로 물었다. 저 식당 이름은 왜 저렇게 지었지? 올림픽대로 앞에 살면 한강뷰라도 안 시끄러울까? 환경미화원분들은 가을이 싫겠지? 버스 기사님들은 이 긴 노선을 하루에 몇 번 왔다 갔다 하실까? 저 붕어빵 집은 하루에 몇 개를 구울까? – 정말 근본 없는 질문들도 많았다. 진짜 궁금한 건 바로 검색을 해봤지만, 답을 내는 게 중요치 않았다. 이것저것 궁금증을 던져보니  매일같이 지나다니던 통근길인데도 안보이던 게 보이고, 익숙한 공간도 호기심이 생겼다.


 


아이들의 말에는 물음표가 자주 붙는다. 오죽하면 육아서적에 ‘넘쳐나는 질문들을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챕터까지 있을까? 아이들은 궁금해하며 묻고, 답을 듣고, 또 물어가며 본인들이 알고 있던 세계를 점점 넓혀간다. 아마 성인이 된 우리도 어렸을 때는 많은 것을 순수하게 궁금해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성장했을 것이다.


 

글을 오픈된 공간에 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글감을 찾기 위해서라도 많은 것을 궁금해하려 노력 중이다.  아닌 다른 것들에 대한 호기심 가지고 오감을 열어야 글이   풍성해진다고 믿는다. 길을 오가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무언가를 읽거나 보면서 물음표를 던진다. 그러다 보면 가끔은 모르던 세상을 알게 되고, 타인을   깊이 알아 가고, 때로는 내가 알던 지식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는다.


요새 내가 경계하고 있는  ‘자아도취이다. 앞자리가 3으로 바뀌면서 20 때보다는 주관이 강해지고 있다. 자칫 선을 넘으면 나에게 취해있는 글이 나오고, 타인을 나의 시선으로 속단하게 된다. 소위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 먼저 나온다고나 할까... 나에게 취해 있지 않으려면, 꾸준히 많은 것을 궁금해해야겠다. 그렇게 꾸준히 말랑말랑한 사람이 되어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어도 다양한 생각을 수용할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



이슬아 작가의 부지런한 사랑중에서- 글쓰기는 변화를 다루는 예술. 그러니 계속 묻고 궁금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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