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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Mar 26. 2022

11.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

나 자신을 위해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기

보통 운동을 한다고 하면 다디어트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헬스장에서조차  “날씬해지고, 이제 못생기기만 하세요”, “B만 탈출구”, “아직도 비만 몸매를 가지고 있니”라는 매우 자극적인 문구들로 운동의 목적은 살을 빼는 것이라는 걸 못 박고 있으니..  물론 나도 예전엔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시작한 적이 많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운동을 해서 부수적으로 살(체지방)이 빠지면 매우 감사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일상생활을 만들어 나가기 위함이다.



이제는 체력이 부족하면 일상생활이 버거워진다. 이걸 느낀 건 인천에서 서울까지 매일 왕복 4시간을 출퇴근할 때였다. 그때는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았다. 평일은 출퇴근에 온 에너지를 쏟고, 주말엔 그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12시간 넘게 잠을 자고, 하지만 또다시 평일에 피곤하고..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주말의 잠은 내 평일 일상이 건강해지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통근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려 댄스학원과 아파트 헬스장을 등록했다. 솔직히 매일은 못 갔다. 하지만 다시 운동을 시작하니 조금 더 내 일상생활에 집중도가 생겼다. 드라마 <미생>에서 사부님이 장그래에게 했던 체력과 관련된 대사는 정말이지 100% 공감이 되는 말이다.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네가 후반에 종종 무너지는 이유. 대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귀가 더딘 이유, 모두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 상관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라. 정신력은 체력이란 외피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미생 中


열심히 뛰는 그래씨...

인간관계도 마찬가지.  ‘다정함은 체력에서 온다’라는 문장을 본 적이 있다. 내가 나를 돌볼 여력이 없는데, 주위를 둘러보고 공감할 힘은 어디서 나올 수없다. 이렇게 우리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다이어트’라고 획일화하기엔 너무도 다양하다.


요새 재밌게 읽은 '스토리지북앤필름'의 잡지. 움직임 그리고 운동에 관하여


운동 실력과 상관없이 두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운동하는 사람’ 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운동을 도대체 왜 해?'라는 생각이 없고 둘째,  종목은 상관없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게 습관이 되어있다면 충분한 것 같다.  여기서 포인트는 '나 자신을 위해' 육체적 움직임을 꾸준히 하려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저마다의 체력과 기준은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역에서부터 회사까지 마을버스를 타지 않고 걷는 것, 집 앞에서 줄넘기를 하는 것, 점심시간을 쪼개 요가 수련을 하는 것,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 PT를 받고 꾸준히 식단관리를 하는 것 등등. 어떤 운동이든 간에 모두 내 몸을 돌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운동하는 것보단 이왕이면 나 자신을 위해 운동한다면 운동의 과정이 더 즐겁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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