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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Feb 04. 2022

10. 매일매일, 처음 해보는 일들

익숙함에 머물지 않기

보통의 직장인들은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간다. 9 to 6, 월화수목금, 주말 바라기로 일주일, 한 달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일 년이 훅 지나간다. 그 시간들 속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루틴처럼 일상은 흘러간다.

스벅다이어리 with 오롤리데이스티커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사는  조금 아까워서, 연말에 받은 스타벅스 다이어리에 일상 기록이나 하자 싶어 노트를 열었다. 하지만 하루의 일기를 적기엔 너무 칸이 좁았다.  적을까 고민하다가 기록의 첫날 처음 가본 순댓국 집이 기억에 남아  기록을 남겼다. 마침 새로 오픈한 헬스장도 처음 방문해본 날이라 그것도 기록.. 그렇게 매일의 날짜에 '살면서 처음 해본 일들' 적기 시작했다. 워낙 반복적인 패턴으로 살기 때문에 매일  줄은 채울  있을까 싶었는데, 아주 사소할지라도 생각보다 살면서 처음 해본 일들이  많이 있었다.

글씨는 악필이지만.... 나만보는 일기니까


"생애 첫 마라샹궈, 새해 첫 요가원 수련, 새로 발견한 회사 주변 맛집, 10년 지기 친구의 결혼식, 뒷북이지만 아름다웠던 신세계 본점 장식 구경, 오래된 후배의 집들이, 벽지 누수 해결하기, 토마토 냉파스타 만들기, 스노보드 배우기, IFC 건물에서 보는 함박눈, 공릉동 방문, 혼자 영등포역까지 운전 등등" - 지극히 사사롭고 개인적인 일들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모두 처음 해본 일들이었다. 큰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날마다 평소 루틴과 다른 '새로운 일'을 해봤다는 경험 자체가 자그마한 일상의 활력이 되었다.


<프리가이> 중에서


최근 본 영화 <프리 가이>의 주인공 가이가 생각난다. 매일 같은 곳을 입고, 같은 커피를 마시며, 같은 곳으로 출근해, 같은 일을 하는 은행원. 어느샌가부터 가이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깨어나기 위해 크고 작은 새로운 일들을 시도한다. 다른 스타일의 옷 입기, 블랙커피 대신 카푸치노 마시기, 다른 말 내뱉기 등등.. 결국 가이는 결정된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상을 맞이한다. 루틴에 조금씩 균열을 내서 주체적으로 내 삶을 끌어가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데 가이는 그걸 해낸다.


매우 사소해도 좋으니 올 한 해 동안 매일 하루에 하나쯤은 살면서 처음 해본 일들이 꾸준히 있었으면 좋겠다. 그 일들 중 하나가 나도 모르게 내 삶을 바꿀지 누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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