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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사람과 연애하고 싶다는 개소리

나와 당신의 동일시에 대하여

by 이매송이

흔히 말한다. ‘한 인간이 독립적으로 설 수 있을 때 연애를 하는 것’ 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없듯 <독립적> 이라는 것은 고정된 틀 안에 매일 조금씩 변화 한다.

간혹 몇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사랑을 할 때 내 삶의 1순위가 애인이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상대를 혼자 설 수 없는 인간이라고 오판한다. 이건 매우 무지한 생각이다.

사랑에 빠지면 나와 타인이 동일시 된다. 생에서 제일 중요한 존재가 당신이면서 나인 것이다. ‘난 독립적이지 못하고, 기대는 사람과의 열애는 불가능하다.’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참 편협하다.

독립적과 동일시는 반의어가 아니다. 사랑을 할 때 이런 핑계로 나를 떠나는 자가 있다면, 그 혹은 그녀는 겁쟁이일 뿐이다. 둘이 하나가 되는 경험이 두렵고, 책임지기 싫은 것이다.

나 홀로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같이 하면 (의도하지 않아도 사랑을 하게 되면 겹친 모양이 된다.) 더 행복하기 때문에 손을 잡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을 퍼부어 주어도 못 받는다면, 본인이 한 노력만 기억하고 결국 이별을 고한다. 주는 법도, 받는 법도 모르고 영원히 자기 안의 방에 갇힌다.

꺼내 주고 싶어도 입을 다물고 1센티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결국 그는 사랑을 평생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적어도 손가락 하나는 내 주어야 탈출할 가능성이 생긴다.

남에게는 너무도 친절하다. 잘 들어 준다. 속으로는 욕을 하며, 다투기 싫어 삼킨다. 여럿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귀로 흘린다. 사회에서는 그 존재는 무던하다며 아낄 것이다. 그러나 회사는 가족이 아니고, 직장 동료는 친구가 아니다.

곧 자기가 경험한 세상이 얼마나 좁았는지, 내 신념이 얼마나 엉성한지 매일 느끼게 될 것이다. 나도 결국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포기 했다. 나의 존재 가치를 바닥에 떨어 뜨리며 가스라이팅을 했기 때문이다.

제발 본인의 자격지심을 똑바로 마주하고, 오만한 겸손을 떨쳐내길 바란다. 이게 인간으로서 그에게 해줄 수 있는 호의다.


조금 더 아프게 말하자면, 넌 실제 나이 보다 정신이 어리고, 마음의 폭이 좁고, 모두가 견디려 하는 일을 피하거나 주위에 풀고, 한번에 하나의 일만 할 수 있고, 자신의 세상이 넓다고 착각하며, 설득이 안 되는 기준이 있고, 특별하거나 특이한 것도 아니고 부족한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부정적 단어나 생각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본인이 가장 부정적인 사람이다. 주위 사람을 물들이면서 되려 자신이 당했다고 한다. 사랑하자고 하면서 사랑할 마음이 없다.

호의와 사랑을 구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그닥 착하지 않았으므로 나 처럼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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