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나 사랑이 눈에 보이는 일
남편과 영상 통화를 하는 아내가 있다. 가끔은 서로 말을 못 알아 듣지만 연락 내내 안부를 묻는다. 아저씨가 일하는 곳에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 보다. 보여 달라고, 귀엽다고 아가씨 혹은 아주머니가 얘기 한다. 답답해서 외출 하러 나가는 김에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둘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서로를 아끼는 게 느껴진다.
내가 사는 빌라 지하에는 국제 부부가 산다. 한국인 남자와 국적을 모르는 여자 이렇게 둘이다. 아직 아이는 없다. 임신 중일 수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저번 주에 1시간이 넘게 한 집에서 벨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그 집이었다. 내가 아는 정보라고는 4월 1일 입주라는 점 뿐이었다. 혹시나 노인이 쓰러져 계실 수 있어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눌렀지만 반응이 없었다. 잠깐의 고민 후 경찰을 불렀다. 결론은 위에서 말한 여성 분이 알람을 끄지 않은 채 외출한 것이었다. 경찰관은 그녀에게 작은 주의를 주었고, 바쁘신데 죄송하다는 내 말에는 이웃에게 관심을 보인 행동은 잘한 거라며, 혼자 사는 노인은 위험하다고 말해 주셨다.
다시 돌아가서, 이 글을 쓰게 된 경위를 말하겠다. 이른 출근을 한 남편과 연신 미소를 띄운 채 대화를 하고, 상대의 안부를 묻는, 옆에서 듣기만 해도 함께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모습을 보고 블로그 앱을 켰다. 행복이 눈에 보인다는 표현을 자주 쓰고 했었는데, 이 빌라에서 오랜만에 경험 했다.
7년 동안 이곳에서 사는 동안 안 좋은 일 보다 좋은 일이 더 많았다. 그들도 그러길 바란다. 내가 이사 간 후에도 이 공간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자주 다정하고 웃었으면 하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