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금치산자 취급 한다. 그녀는 나의 약도, 나의 의사도, 나의 행동도 믿지 못한다. 차라리 미쳐버리고 싶다. 그 정신으로도 글은 쓰고 있을 것 같다. 외로움이 괴로움이 될 때, 스스로가 하루살이 같을 때 연락을 하지만 언제나 답변은 차갑다. 술을 못 하는 내가 알콜의 힘을 빌려 자는 일도, 흡연을 시작한 짓도 못마땅한 듯 하다. 담배 살 돈으로 밥이나 먹으라 말한다. 건강했던 때를 또렷이 기억하니까 더 화가 나는 건지, 본인도 지친 건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걸어 온 길을 잃어 버렸다. 삶의 모범생으로 살아 왔는데, 그 기준을 잡아 준 이가 말했다. ‘내 딸이 어느 순간 다 놓아 버렸다.’ 고. 그런데 말야, 그런 적은 없어… 그리고 걷는 건 내 두 발이야. 그리고 평생 달려만 와서, 보폭이 커서, 지금 아픈 거야. 정답이라 생각하고 27년을 뛰었는데 어느 순간 잘못된 걸 알았어. 이매송이는 고작 10년을 살았을 뿐이야. 죽을 때까지 이매송이로 남을 거야. 임혜진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