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정한 사회

집 앞 편의점

by 이매송이

집 앞 편의점이 새벽 한 시부터 다섯 시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말을 빼고는 남자 사장님께서 평일 내내 일 하셨기 때문에 건강이 염려 됐었다. 이런 선택을 내리신 데는 이유가 있고 또 쉽게 결정 하신 게 아니라는 걸 알아서 더 자주 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방금 담배를 사러 들어갔는데, “아가씨 요즘 왜 콘프로스트 컵 안 사먹어요? 내일까지 원플러스 원이에요.” 하셨다. 한 번에 내 다섯 개씩 사 가던 나를 기억 하시는 거다.

생각해 보니 여자사장님 하고는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남자사장님과는 그렇다 할 대화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먼저 날 알아 보신 건 남자 어르신 분이셨다. 무멋을 할 때 ‘장사는 잘 돼요?’ 이렇게 물어 보셨다. 가게가 그 편의점과 제일 가까운 게 아니었음에도 알고 계신다는게 감사하기도, 놀라기도 했다.

이제 한 달도 안 남은 시간이 지나면, 그 곳에 갈 일은 정말 드물 것이다. 7년 동안 집 앞 골목을 환하게 지켜 줘서 감사하다고 다시 한번 되뇌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의 베스트 프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