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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자가 있었다.
쉽게 짜증을 내고 자주 화를 냈다.
그럴 때 그는 입을 다물거나, 좆 같은 년, 씨발 년 등의 온갖 비속어와 함께 물건을 던졌다.
때로는 그의 집에 있는 내 짐을 다 밖으로 던지며 꺼지라고 했다.
힘으로 나를 제압하는 순간이 많았다.
친구에 대한 욕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이었다.
가진 것은 많으나 대부분 쓸 수 없는 것이었고, 스스로 성실하지 않아 더러운 냄새가 났다.
누구는 그를 순수하고 자유로운 자라고 착각하지만, 누구보다 치밀하고 게으르다.
2024년, 그가 서른 중반의 삶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안의 나를 찾기 보다 예술의 탈을 쓰며 남의 시선을 몹시 신경쓰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예술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옳고 그름을 따질 수도 없지만, 그가 하는 일이 예술이 아님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예술이 자기파괴적일 수 있으나, 남을 공격할 수는 없다. 마실 수도 없는 썪은 물을 본인의 우물에 넣어 두고, 종종 자랑할 그가 역겹다. 그 물을 나눠 마신 사람들이 안타깝다.
향기가 아닌 악취로 기억되는 그는 언제든, 어디서든 누군가를 때릴 수 있다. 모두가 아니라 ‘누군가’ 인 이유는 그는 자신보다 약한 자에게만 폭력을 쓰기 때문이다. 아, 그에 대한 설명을 했을 뿐인데, 글에서 비린 내가 난다. 신은 모두에게 사랑을 주지 않았다. 평생 사랑의 흔적 조차 찾을 수 없을 그에게, 그와 똑닮은 무례한 그녀가 다시 돌아와 이 세상의 오물을 다 뒤집어 쓰고 우물 속으로 들어가 버리면 좋겠다.
사랑을 함부로 말하지 말아라.
예술을 도구로 이용하지 말아라.
그리고 제발 짐승처럼 살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