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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사람들

by 이매송이

올해가 채 한달이 가기도 전에 벌써 소중한 사람 둘을 잃었다. 그리고 새로운 두 사람을 제대로 알아가 보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시작하지도 못했고, 실패할 수도 있으니 일단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의외로 낯을 많이 가리는 나는 대부분의 인간을 어려워하고, 친구가 될 땐 어처구니 없는 연유로 친해진다.

전자는 미소를 지으며 계속 목례를 하고, 후자의 경우 내 심장을 뒤집어 까서 보여준다. 겉을 내 보이는 걸로는 성에 차지 않아, 내 깊은 절벽과, 컴컴한 동굴과, 아름다운 정원을 드러낸다.

그러나 진심이 늘 정답이고, 아름다운 법은 아니더라. 듣고 싶은 말만 해주길 바라는 이가 있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내 솔직함을 비난하는 자도 존재한다.


잃은 나의 사람들을 모아 두는 박스가 내 마음 안에 있다. 다시 돌아올 길을 만들어 두고서 내내 기억한다. 그 길에 눈과 낙엽과 풀잎들을 쓸며 청소해 둔다.

언젠가 되돌아 올 지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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