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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절벽

by 이매송이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 작은 오해가 큰 이해를 막는

상황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사실 알고 있었다. 당신과 나의 세계가 다르고 일상과 비일상, 이상과 정상의 기준이 떨어져 있음을. 그래도 괜찮았다. 진심, 그것이 설사 순간일지라도 분명히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나의 언어와 그의 언어가 다르더라도 꼭꼭 씹어 소화해 낼 것 같았다.

나는 지레 겁을 먹는 사람이다. 듣지도 않은 말에 상처 받고, 보지도 못한 것을 두려워 한다. 들리는 것을 외면하고, 보이더라도 회피한다. 존재하지도 않는 구멍을 찾아 기어코 캐내어 절벽을 만들고는 그 안으로 빠져 버린다. 벽을 긁으며 올라 오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렇게 또 외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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