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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서 지옥에 가야 한다면

by 이매송이

제가 생각하는 다정함*은 이런 것입니다. 저는 가까운 사람이나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퉁명스럽습니다. 가끔은 내가 무정하고 무서운 인간 같아 사람에 대해 쓸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그러나 나는 장정일이 말하는 수박을 향한 애타는 마음을 온전히 이해합니다. 가끔은 무생물에게도 가여움을 느끼고, 완벽한 타인에게 눈물을 흘립니다. 나의 사랑은 알맞은 자리를 찾지 못해 늘 헤맵니다.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속이 빈 자들이 오히려 따뜻할까요. 매번 가득해 흘러 넘치는 나를 모르겠습니다. 다리가 있어서 걷는 이가 있다면, 전 걷고 싶어 다리를 만드는 이죠. 그것을 압니다. 찌르는 것보다 찔리는 것이 편합니다. 이것도 알아요. 솔직해서 감옥에 가야 한다면 저는 갈 거에요. 지옥이어도 가겠죠. 아는 건 이게 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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