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에도 없는 영어 강사를 하게 돼서 몸과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글이 몹시 고프다. 신춘문예에 낼 시도 고르고 고쳐야 하는데, 이 상황이 어려워 심장이 빨리 뛴다.
내가 처음 김 선생님을 만난 건 2023년 3월이다. 그때부터 빠지지 않고 매주 화요일 선생님을 뵈었다. 나의 감정 곡선을 이해해 주시는 분이며, 내가 잠을 잘 수 있게 거의 100번의 만남을 허락해 주시는 분이다.
그래서 나는 화요일이 기쁘다. 선생님을 만날 수 있어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리고 싶어 몇 달 전부터 조금씩 모으고 있는데, 이것이 가장 보람찬 일이다.
한국어 보다 영어가 쉬운 아이들을 가르치는 나. 나의 DNA와는 정반대인 직업이라 오래 할 수 없음을 안다. 그래도 그동안의 최고의 성장 단계라고, 힘들면 그만 두어도 된다고 말해 주셨다.
내가 불안할 때 먹는 약은 하루에 최대 3번, 한 번에 한 알 만 가능하다. 더 먹으면 혀가 꼬인다. 취침 전 약을 한 번에 두 봉지를 먹으면 심장이 멈출 수 있다. 이런 좋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김 선생님에게 배신하고 싶지 않아서다. 또한 이름처럼 사랑하고 사는 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하루에 적으면 5번 많으면 8번 알약을 넘긴다. 매일 스무 알을 삼키는 순간마다 이 둘을 떠올린다.
그리고 생각한다.
글 만 쓰고 싶다.
읽기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