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바닥에 살구가 가득하다. 떨어진 열매. 완연히 무르익어 단단해 보인다. 이것은 성배일까. 괜시리 밟고 싶어진다. 우지근. 너는 톡 하고 또 쭉 하네. 가득한 과육, 찢어진 모양 드디어 동그라미는 사라졌다. 신이 있다면 만들고 아름답다 했을 그 원형의 물질은 이제 더이상 과일이 아니다. 눌리고 치여 바닥 깊숙이 스며든다. 더 아래로 더 아래로 잠영하듯 사라진다. 아, 나는 이제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이매송이의 방 / 소설가는 사람에 대해서만 쓴다./ 제가 쓴 글만 올려요. / 시를 씁니다. / 그럼, 또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