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이 되는 건 너무 어렵다
며칠 전 일을 하다 갓 스무 살이 된 대학생을 만났다.
나는 그에게 왜 이런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이 야간 생활자라 낮에는 활력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야긴 일을 찾다 보니 여기를 찾아오게 되었다고,
얼핏 봐도 그는 일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
어깨가 살짝 불편하다고 해서
그나마 편한 업무를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하는 둥 마는 둥이었다.
책임감 따위는 그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시간을 때우기 위한 도구로써 나를 이용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어디선가 관리자가 나타나서 빈둥대고 있는 그를 크게 질타했다.
그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
관리자가 떠나고 나는 축 처진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는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싫든 좋든 네가 선택한 일이야. 책임은 너의 몫인 거야."
"너는 너 스스로 성인이 맞다고 생각해?"
그러자 그가 답했다.
"네, 어른이죠."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칭하는 그에게 나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전했다.
"어른이라면 자기가 한 행동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는 거야."
그러자 그는
"네, 알겠습니다. 저 화장실 한번 다녀와도 될까요?"
나는 알았다고 했고, 그는 나를 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은 채 화장실로 향했다.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멋쩍은 그 웃음이 내가 본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씁쓸했다.
나는 그가 어른이길 바랬지만 그것마저 나의 욕심이었다.
20년을 더 산 인간으로서 그에게 좋은 어른의 소양을 가르치고 싶었나 보다.
꼰대도 이런 꼰대가 없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가끔씩 어른이라는 명패를 쥔 채 타인의 삶을 오도하는 이들을 종종 마주한다.
나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 전에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주는 어른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내 욕심이었다.
결국은 나 자신도 상대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내가 가진 소회만을 따를 수 있도록
종용을 자행하는 그냥 이기적인 인간일 뿐이다.
어쩌면 나의 가장 큰 욕망은
특정 능력으로 사람들 사이에 군림하여
그들의 삶을 스스로 궤멸시키도록 획책만을 꾸미는
어긋난 인간이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40년 가까이 살았지만, 지혜롭게 사는 법은 배우기 힘들고 그렇기에
여전히 세상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