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 Deal of the Century

팔레스타인의 진실을 본다

by 다두



트럼프 대통령 이스라엘 방문


2017년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을 연달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선택은 중동 평화가 그의 최우선 외교 목표임을 선언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고 경제 · 방산 · 에너지 분야에서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협력 협정안에 서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로 이동하여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예루살렘의 유대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했다. 미국 정부는 예루살렘 성전산이 역사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민감한 점을 의식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통곡의 벽 방문은 대통령 자신의 ‘개인 일정’이라고 설명하며 못내 의미를 축소했다.


미국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은 그의 통곡의 벽 방문이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곡의 벽을 방문했다는 사실보다는 통곡의 벽만 방문했다는 사실에 실망감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이전의 미국 대통령들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잠깐이라도 베들레헴 등 아랍인 지역을 들르거나 압바스 수반과도 회담하는 등 균형적인 행보를 보여온 것과는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압바스 수반과 자치정부는 이를 무겁고도 무서운 압박의 시작으로 받아들였다.


통곡의 벽(Wailing Wall)은 동예루살렘에서 유대인의 역사와 종교를 상징하는 신성한 장소다. 유대인들은 서쪽 벽(Western Wall)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을 기원전 20년경 헤롯왕이 재건한 유대 성전의 서쪽 외벽의 일부인 것으로 믿고 있다. 그래서 성전이 파괴되어 없는 지금도 이 벽은 신이 현존하는 가장 가까운 장소로 여겨지고 있다.


유대인들은 통곡의 벽을 방문하여 유대 민족의 고난을 슬퍼하며 기도한다. 벽 틈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끼워 넣고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빈다. 유대인 가정은 아들이 13세가 되는 때에 이곳에서 율법(Torah) 두루마리를 어깨에 메고 성년식(Bar Mitzvah)을 한다. 성인으로서 율법을 지키며 살아갈 책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벽은 절반을 나누어 남성과 여성의 기도 공간으로 분리하고 있다. 남성은 키파(작은 모자)를 써야만 벽면 앞까지 접근할 수 있다.


이 벽은 무슬림에게도 중요한 장소다. 이슬람에서는 이곳을 알-부라크 벽(Ḥā'iṭ Al-Burāq)이라고도 부른다. 선지자 무함마드가 메카에서부터 타고 왔다는 천상의 말 알-부라크를 묶어 둔 곳이라는 뜻이다. 벽 위로는 무함마드가 기도한 이슬람 성지 알 아크사 사원과 승천한 바위 돔 사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세기의 거래(Deal of the Century)’을 언급하며 중동에서의 대규모 외교적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임명하고 모종의 세기적인 거래를 성사시키라고 주문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 국가를 분주히 오가며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거래안에 대해 관련국들의 동의를 받아 내느라 무진 애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세기의 거래는 말 그대로 워낙에 규모가 크고 어려운 거래였는지 그 당사자가 누구고 무엇을 거래하는지 등의 실체가 당장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번째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을 방문했다는 사실에서 거래가 이 두 나라와 관련이 많을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슴을 조이며 거래의 실체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훨씬 컸다.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2018년 5월 14일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에게 엄청난 외교적 선물을 안겨주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것이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로 인정한다는 상징적 조치였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며 감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기의 거래가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미국은 예루살렘 주재 자국 영사관 건물에 대사관 현판을 내거는 대사관 이전 행사를 진행했다. 이전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였는지 당초의 참석 계획을 변경하여 영상으로 대사관 이전을 자축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텔아비브 주재 각국 외교공관에 초청장을 보내고 미국 대사관 이전식에 참석해 주기를 요청했다. 그러나 외교공관들의 반응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텔아비브 주재 86개국 대사관 중 30개국 정도만 이전식에 참석했다. 그중 일부 국가는 대사가 직접 참석하지 않고 하위직 직원을 보냈다. 대부분의 유럽 · 아랍권 국가들은 불참했다.


이전식에 맞춰 가자지구 접경에서는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하마스 지도자 예히야 신와르는 순교자 100만 명을 보내서라도 예루살렘을 사수하겠다며 일전을 예고했다. 이스라엘군은 분리 장벽에 접근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했다. 이날 하루 동안만 팔레스타인 시위대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CNN과 알자지라 등 주요 언론은 대사관 이전식과 분리 장벽을 맞대고 벌어지는 유혈 사태를 동시에 같은 화면으로 생중계했다. 예루살렘의 외교적 축제와, 가자 국경의 폭력적 참상이 한 화면의 좌우를 채웠다. 화면 아래로는 이스라엘군의 저격병에 쓰러지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의 숫자가 실시간으로 우에서 좌로 흘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다른 국가들도 미국을 뒤따라 텔아비브의 자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는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한 국가는 과테말라, 파라과이 등이 전부다.


미국은 현재도 예루살렘 대사관을 계속 유지하고, 텔아비브의 기존 대사관은 분관 개념으로 영사업무와 경제 문화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무단 전재나 배포를 금합니다.>

이전 18화유엔 옵서버 국가 - State of Palest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