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팔레스타인의 진실을 본다

by 다두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어느 날, 한 외교관이 하느님을 찾아가 물었다.


“하느님, 이 지겨운 냉전은 언제나 끝나나요?”

하느님이 웃으며 말했다.

“반세기를 넘기지 못할 거야.”


“그러면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언제나 가능할까요?”

하느님이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안될 것은 없지만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네.”


“그러면 팔레스타인 문제는 언제나 끝날까요?”

하느님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도 몰라, 너에게 묻고 싶었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풍자 유머다.



2023년 10월 7일 토요일, 점심 약속을 기다리다 쳐다본 뉴스 속보에 화들짝 놀랐다.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하마스의 로켓 수천 발이 여명의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며 이스라엘 남부로 쏟아지고 있었다. 아이언 돔의 요격을 받은 로켓포는 흡사 불꽃 축제 같은 불똥을 이루며 퍼져갔다.


휴대전화나 보디캠으로 촬영된 듯한 흔들리는 영상에는 패러글라이더를 탄 하마스 대원들이 하늘에서 미끄러지듯이 내려와 축제를 즐기는 민간인들을 무차별 난사했다. 도망치는 사람들을 붙잡아 픽업트럭에 싣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CNN에 등장한 한 하마스 대원은 “나는 스물네 살이고 아이가 있는 아버지다. 이스라엘군 2명을 사살했다. 승리를 거두고 순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뉴스 속보가 쏟아낸 현장의 모습은 불과 수년 전 팔레스타인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사실들과는 완전히 다른 것들이었다.


기억 속의 가자는 지붕 없는 거대한 감옥으로, 과연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의심이 갔다. 이미 유엔은 기적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 한 가자지구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시한을 2020년으로 상정하고 있었다. 남은 기간은 불과 수년에 불과했다.


당연히 그 안에 갇혀 있는 하마스는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가자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상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네 집에 올리브 나무가 몇 그루 있는지, 그중 한 그루가 언제 베어졌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했다.


이런 현실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눈을 피해 땅굴을 파고 로켓포를 들여와 한두 발도 아닌 수천 발을 쏘아대고, 대원들이 스포츠를 즐기듯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아 분리 장벽을 넘어 이스라엘 땅으로 쳐들어올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상상은 할 수 있을지라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믿었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다시 짚어보기로 했다. 진즉부터 마음은 있었으나 주저해 왔었다. 워낙에 민감한 문제라 전문가도 아닌 내가 어설프게 토를 다는 것이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더 이상 주저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 뉴스 속보가 만든 나의 지적 혼돈 상황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기억과 현실, 과거와 현재를 좀 더 세밀히 비교해 보면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드러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내일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오늘처럼 많이 놀라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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