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다 용서할 수 있다

얼마나 썼다고 그만둔다는 것인가

by 다두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은 더 그래, 안 그래?

꼭 유행가를 틀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

가을비 하면 반드시 우산이 따라다녀야 한다는 고집은 좀 그렇지?


뜬금없지만,

까만 우산을 버리고 투명한 비닐우산을 만든 것은 문명의 큰 승리야!,

안 그래?


호이리게라고,

비엔나 19구에 가면 산 중턱에 선술집 같은 거 있잖아

초록색 바탕천에 빨간색 체크무늬 입힌 테이블보 깔아 주는 그런데 말이야

그해 가을이 익어갈 때

아직 익지도 않은 빨간 와인을 비커 같은데 따라 마셨는데, 되게 썰렁했어

밖에 비가 오고 있었거든


김 선생은 취기 때문인지 많이 솔직해지더라고

자기는 가을에 절대 맥주를 안 마신대

그때는 146번 종점이 서오릉 입구였는데

이별주가 된 오백 시시 맥주가 마셔도 마셔도 줄지 않았다네, 가을 빗물이 채우고 있더래


아직도 호이리게 악사는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을까?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는 케이팝하고는 어울리지 않겠지?


하기야, 세상에 어울린다는 것이 딱히 정해져 있나?

맞춰 가는 거지

가을하고 비하고 우산하고 유행가 가사처럼

비엔나 와인하고 서오릉 맥주 오백처럼


가을비니까 다 용서받을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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