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온 것들, 그리고 떠나는 것들에 대하여
유한함을 보아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끝을 볼 때 우리는 현재를 온전히 보낼 수 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가족, 연인, 내가 가진 것들, 이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모래 위의 발자국처럼 한순간에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그렇게나 소중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은 덧없다고 인생을 회의적으로 살라는 말이 아니다. 떠났다는 것은 나한테 왔다는 뜻이기도 하기에.
몇 해 전, 16년을 함께한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나의 10대와 20대를 전부 함께한 존재가 갑자기 사라진다는 건, 아무 조건 없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존재가 옆에서 점점 희미해진다는 건, 내 일부가 사라지는 것과도 같았다. 끝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그것을 부정하기에는 그 시간의 매 순간이 나에겐 너무 소중했다.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은 결국 흘러갔고, 이제 그 아이는 나에게 사랑을 알려준 존재로 내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비록 떠났지만, 내 인생에 사랑의 흔적을 남겼다.
나에게 온 선물들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 모래 위에 남은 발자국을 들여다보고, 그 곁에 함께 새겨진 존재를 바라보며, 그 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 그것이 과거와 미래, 두 영겁의 시간이 만나는 오늘을 대하는 가장 온당한 태도일지도 모른다.